석유의존 산업구조, 이대로 괜찮은가

LG화학, 삼성SDI 등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2016년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음에도 석유의존형 산업구조 특성상 유가변동에 따라 수익성이 좌우된다는 점, 정밀화학 및 신규사업 부문R&D(연구 및 개발)가 미진하다는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석유화학기업들은 저유가 지속, 미국과 중국의 석유화학 투자 지연에 따라 석유화학제품의 스프레드가 확대됨에 따라 2016년 사상 최대의 영업실적을 기록했다.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 SK종합화학 4대 메이저 기업의 총투자액은 무려 8조원에 달한다.

2016년 석유화학기업 R&D 투자액 순위는 LG화학과 삼성SDI 2차전지 R&D에 집중함으로써 정유·화학기업 가운데 1-2위를 차지했고 이어 한국타이어, 셀트리온, 한미약품이 뒤를 이었으나1-2위와는 큰 격차를 나타냈다.

석유나 가스 등의 천연자원이 거의 없는 우리나라는 에너지 안보, 신규사업 활로 모색 등을 위해 아랍에미리트와 같은 에너지 강대국과 시너지를 내는 사업 협력뿐만 아니라 포스트 오일 시대를 대비한 신재생 에너지 관련 사업분야 연구개발이 시급하다.

 정유기업, 매출액 대비 R&D 투자저조

석유의존 산업구조 탈피를 위해서는 석유화학분야 외의 정밀화학 등에서 활발한 R&D(연구 및 개발)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석유화학기업들은 최근 3년간 높은 영업이익을 거뒀음에도 연구개발은 소극적인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국내 정유기업들은 매출액 대비 R&D투자 비중이 낮다. SK이노베이션, S-Oil,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등 정유4사는 현금 보유액이 7-8조원에 달하고 있지만 R&D투자 비중은 매출액의1% 내외에 머무른다. SK이노베이션은 2016 R&D투자액 14531800만원에 투자비중 0.37%, GS칼텍스는 투자액 4969300만원에 투자비중 0.19%, S-Oil은 투자액 1615900만원에 투자비중0.10%, 현대오일뱅크는 459900만원에 0.04%에 그쳤다. 정유기업들은 석유제품 수요가 개발도상국 경제 성장에 따라 신장하고 있으나 경쟁이 치열해지고 전망도 불투명해 신규사업 R&D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정유기업들은 석유제품의 마진이 축소됨에 따라 석유화학 사업 확대에 올인하고 있다고 밝혔다.국내 정유기업들은 R&D투자가 부진하지만 석유화학과 함께 친환경 바이오에너지 등 미래 에너지 개발에 대한 투자에는 관심을 보이고 있다.

GS칼텍스는 매출액 대비 R&D투자 비중이 낮은 편이지만 2014 0.10%, 2015 0.17%, 2016 0.19%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비식용 식물을 원료로 바이오부탄올(Bio-Butanol)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으며 바이오화학 분야에서 국내 선두의 입지를 다질 것으로 기대된다GS칼텍스는 2016 11월 약 3600억원을 투입하는 바이오부탄올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했으며, 국내에서는 500억원을 투입해 여수 No.2 플랜트에 바이오부탄올 400톤 데모플랜트를 건설해2017년 하반기 완공할 계획이다SK이노베이션은 LiB(Lithium-ion Battery)의 핵심소재인 분리막 기술력을 활용해 경쟁기업 대비 차별화된 고성능 배터리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S-Oil은 석유화학 투자에 집중하고 있으나 다른 정유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R&D 투자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S-Oil 2018 4월 완공을 목표로 잔사유를 프로필렌(Propylene), 휘발유 등 고부가가치제품으로 전환하는 RUC(Residue Upgrading Complex)와 PP(Polypropylene) 40만톤 및 PO(Propylene Oxide) 30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ODC(Olefin Downstream Complex) 건설에 4789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중동국가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포스트 오일 시대를 대비하기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고 영국에서는 열병합발전소를 통해 석유의존도를 낮추는 시도를 본격화하고 있다.

 에너지 안보, 아랍에미리트 등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필수

 아랍에미리트는 석유를 많이 수입하고 있다. 2013 125억 달러, 2014 116억 달러, 2015년에는 56억달러를 수입했다. 2015년에는 유가하락때문에 전년대비 수입량이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대규모 석유 수입을 하고 있는 우리나라도 아랍에미리트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며 에너지 안보를 제고하는 여러가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중동경제 3.0> 저자 권해룡 전 외무공무원에 따르면 에너지 안보는 필요한 에너지를 적절한 가격과 시기에 원하는 물량만큼 확보하는 것을 뜻한다. 에너지 안보 달성을 위해서는 해외 생산유전이나 가스전의 채굴권을 따내 에너지 자주율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아랍에미리트와 우리나라는 긴밀히 협력해 왔으며 석유 개발 분야에서 협력을 약속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해 매장량은 확인됐으나 개발하지 않은 세 개 지역(육상광구 Area1, 2 등 두 개의 지역과 해상광구 Area3 한 지역)을 양국이 공동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현재 미개발 세 개 지역은 2012 3월 한국석유공사와 GS에너지와 아부다비석유공사 간에 참여계약이 체결됐으며 한국 컨소시엄이 40%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아부다비석유공사가 소유한 세 개의 육해상광구(Area 1,2,3) 40년간 공동생산한다. 2014 10월에는 세 개 지역 가운데 Area1에서는 일산 1.8만 배럴의 생산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부다비 육상유전의 경우 지난 40년간 252억 배럴을 생산했으며 Shell, BP, Exxon Mobill 등의 글로벌 메이저 기업이 지분을 나눠 참여했다. 그러나 2014년 말 조광권 만료에 따라 갱신 시점이 되면서 아부다비 석유공사는 기존 참여 기업 외에 한국, 일본, 중국 등 7개사를 입찰에 추가 초청했다.

2015 5월 한국 컨소시엄은 앞으로 40년간 아부다비 육상광구 유전의 지분 3%를 갖는 계약에 참여하며 안정적인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렇지만 국내 굴지의 석유화학기업들은 상당량의 현금을 비롯한 유동성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영업이익률도 가파른 상승세를 그리고 있음에도 신규사업 및 신재생에너지 투자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시장 관계자신재생 에너지 투자와 에너지 안보 투 트랙 전략을 위해서는 석유화학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가 절실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2016년 석유화학기업들은 대부분 양호한 영업실적을 거뒀으나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수익이라기 보다는 유가호황으로 인한 수익 개선 측면이 더 크다. 따라서 섣불리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산업의 호조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내놓기 어렵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유가 움직임에 따라 석유화학 대기업의 영업이익률이 흔들릴 수밖에 없는 대한민국 화학산업 구조는70년대와 별 다를 바 없다보수적인 기업문화와 맞물려 돈이 되는 사업에만 투자해 온 경영방식은 고착화돼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4차 산업혁명 대응에도 한참 뒤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전세계 화학산업 시장 수요의 상당 부분을 중국이 책임지고 있기 때문에 중국의존도에 따라 대내외 수출,수입량의 변동폭이 높은 리스크 또한 고질적 문제다.

2017 620(현지시각) 뉴욕주식시장은 국제유가 약세 속 일제히 하락했으며 그 영향을 국내 주식시장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국제유가는 공급과잉 우려가 지속됨에 따라 2% 넘게 하락세를 나타냈다. 석유화학기업 뿐만 아니라 국제유가 하락은 대부분 업종의 하락으로 이어진다. 전세계적으로 에너지, 소매, 경기 관련 서비스업, 운수, 금속/광업, 자동차, 화학, 통신서비스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최근 미국의 셰일유 생산량 중가 뿐만 아니라 리비아의 원유 생산 증가가 공급과잉 우려가 실제화되면서 국제유가는 전반적으로는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이 대안 마련에 선제적으로 나서야 할 필요성이 읽히는 지점이다새로운 시장 진출이나 정밀화학 제품을 개발하는 등의 석유의존경제의 문제점이 물 위로 떠오르기 전에 대안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산유국 경제와 비산유국 경제는 밀접한 영향을 주고 받지만 특히 석유화학기업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아시아권 나라 가운데서도 비교적 높다중동의 5대 산유국은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이라크,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로 전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한편, 중동 지도자들은 2000년대 이후부터 오일머니를 소모적인 소비 확대보다 재정수지 건전화 등을 위한 미래지향적 투자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10년전만 해도  GCC 국가들은 오일머니를 소모적인 소비 확대에 투입하는 것만으로도 경제 성장률을 지속할 수 있었지만 중동지역 정치적 불안정성, 석유 대체 에너지원의 개발에 속도가 붙으면서 전략적으로 다변화 정책을 중심으로 노선을 변경했다. 공기업에 집중돼 있던 민간 분야 참여, 석유를 대체할 수 있는 수출산업 발굴, 신재생 에너지, 관광 산업 등의 분야에서 조금씩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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