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 시대 이슬람 금융의 미래

이슬람 금융의 성장 둔화

이슬람 금융은 2000년대 이후 고유가에 의해 중동 산유국의 유동성이 급증하면서 줄곧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보여 왔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2014년 8월 이후 급락하면서 이슬람 금융의 성장세도 한풀 꺾이게 되었다. 대표적인 이슬람 금융감독기구인 IFSB(Islamic Financial Services Board)의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전체 이슬람 은행 자산은 2014년 대비 감소하였다. IFSB는 저유가와 함께 이란, 터키, 나이지리아 등의 환율 급등에 의한 자국 통화표시 이슬람 금융 자산의 상대적 가치 하락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2016년에는 비록 이슬람 금융 자산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저유가 기조가 지속된다면 이는 이슬람 금융기관이 밀집된 중동과 기타 이슬람 국가의 장기 성장률 하락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이번 글에서는 향후 이슬람 금융 성장의 긍정적 요인과 부정적 요인을 살펴보고 성장 방향성을 전망해보고자 한다.

이슬람 금융 성장의 긍정적 요인

먼저 GCC 국가들의 수쿡발행 확대가 이슬람 자본 시장의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그동안 수쿡 시장은 (Skuku-이슬람 국가에서 발행하는 채권의 일종. 이자를 금지하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투자자는 이자가 아닌 배당금을 받는다. *편집자 주) GCC 지역보다는 말레이시아를 중심으로 발달하였다. 2016년 기준 수쿡의 50.8%가 말레이시아에서 발행되었으며, GCC 지역은 22.1%에 그쳤다. 원유 수출을 통해 풍부한 유동성을 확보한 GCC 국가들은 부채를 통한 자본조달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유가 기조로 정부 재정 수지가 악화되자 GCC 국가들은 수쿡을 비롯한 국채 발행을 통해 자금 조달을 늘려나가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사우디아라비아는 2016년 10월 175억 달러 규모의 달러화 표시 수쿡을 발행하였으며 2017년 4월 처음으로 90억 달러 규모의 국제 수쿡도 발행하였다. 특히 최근 GCC 지역의 장기(long term) 수쿡 발행 비중이 높아지고 있어 이슬람 금융 시장의 발전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란의 부상도 이슬람 금융 시장 성장의 긍정적인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이란은 2016년 전 세계 이슬람 은행 총자산의 33.0%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란은 경제제재 해제의 영향으로 2016년 13.4%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였으며, 2017년부터 향후 5년간 연평균 4.7%의 안정적인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목할 점은 이란 내 모든 은행은 이슬람 은행이라는 것이다. 향후 경제성장과 함께 다양한 인프라 개발 사업이 진행되면서 이란의 이슬람 은행은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이며, 이것이 전 세계 이슬람 은행의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슬람 금융 상품의 발달도 이슬람 금융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는 2016년 6월 이슬람 금융 기법을 활용한 퇴직연금을 허용하며 이슬람 금융의 적용 분야를 확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연금의 기초 자산이 되는 다양한 이슬람 금융 상품의 개발 및 규모 확대가 예상된다. 또한 2016년 12월 이슬람 금융 회계감사기구인 AAOIFI(Accounting and Auditing Organization for Islamic Financial Institutions)는 금과 은을 이슬람 금융의 투자 대상으로 허용한 바 있다. 이슬람 금융에서 금이나 은의 거래는 일종의 ‘투기’라고 판단해왔기 때문에 이에 대한 거래 및 금과 은을 기초로 한 상품을 샤리아 적격으로 보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AAOIFI의 결정으로 인해 더욱 다양한 상품이 개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슬람 금융 성장의 부정적 요인

이슬람 금융의 성장을 저해하는 부정적 요인도 있다. 무엇보다도 저유가가 가장 큰 걸림돌로 지목되고 있다. 2016년 기준 전체 이슬람 금융 자산 중 중동 지역의 비중은 72.2%로 압도적으로 높다. 특히 GCC의 비중은 42.3%에 달했다. GCC 국가 대부분은 산유국으로 국제 유가 하락은 이들 정부의 재정 수지를 악화시켰다. GDP에서 정부 재정 지출 비중이 큰 GCC 국가에서 재정 수지 악화에 따른 정부 지출 축소는 각종 산업을 위축시킬 수밖에 없다. 금융 부문도 예외는 아니다. 즉, GCC 지역 정부들이 위기 시에 유동성을 공급하거나 은행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주요 투자자로 나서 왔으나 저유가의 영향으로 그러한 역할을 하는 데 많은 제약이 따르며, 이슬람 은행 역시 그 영향을 피해갈 수 없다. 또한 이슬람 금융기관은 정부주도로 진행되고 있는 각종 프로젝트나 부동산과 같은 실물 자산 투자를 통해 배당 및 이익을 공유해왔으나 이 또한 저유가의 영향으로 인한 개발 축소 및 가격 하락 등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다시 말해 저유가는 주요 산유국의 거시경제 상황을 악화시키고 이것은 이슬람 은행을 포함한 금융 산업 전반의 유동성 및 성장성을 저해할 가능성이 높다.

이슬람 금융 기법의 복잡성과 국가 및 학자마다 다른 샤리아 적격 판단 기준도 향후 이슬람 금융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로 지속해서 거론되고 있다. 2016년 수쿡의 21%만이 기업에서 발행된 것이다. 기업 발행 수쿡은 2012년 이후 지속해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15년 436억 달러로 급감했던 정부발행 수쿡은 2016년 594억 달러로 다시 증가하고 있지만, 기업 발행 수쿡 규모는 2015년 207억 달러, 2016년에는 154억 달러를 각각 기록하였다. IFSB는 기업 발행 수쿡의 지속적인 감소 원인 중 하나로 일반 채권에 비해 여전히 높은 발행 비용과 복잡한 과정을 지목하였다. 또한 2017년 6월 UAE 기업인 다나 가스(Dana Gas)가 2013년에 발행한 7억 달러 규모의 수쿡이 샤리아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UAE 내 에미리트 중 하나인 샤르자(Sharjah) 법원의 판결이 발표되면서 이른바 ‘샤리아 리스크’의 현실화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와 같은 샤리아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발행 기관은 샤리아 위원회로부터 이슬람 적합성 여부를 확인하는 ‘파트와(Fatwa)’를 여러 곳에서 받아 공신력을 높이려 할 것이고 이는 결국 수쿡 발행의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반면 수쿡 투자자들은 샤리아 리스크를 헤지(hedge)하기 위해 일반 채권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요구할 가능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이슬람 금융의 미래는?

이슬람 금융 성장의 긍정적 요인과 부정적 요인을 종합해볼 때 전체 자산 기준 이슬람 금융의 성장세는 당분간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의 이슬람 금융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란은 당분간 제재 해제 이후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며 이는 이란 내 금융 부분의 성장과도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동 국가들이 재정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수쿡을 비롯한 자본시장에서 자본 조달을 확대하여 이 또한 이슬람 금융 시장 성장에 기여할 것이다. 그러나 향후 저유가 기조가 지속된다면 이는 이슬람 은행자산이 집중된 GCC 지역의 유동성 제약을 야기할 수 있다. 이슬람 금융 상품 중 부동산을 기반으로 한 상품의 비중이 높다. 최근 UAE, 사우디아라비아의 부동산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각종 부동산 개발 사업도 위축되고 있어 이와 같은 실물자산을 기초로 한 상품의 수익성도 이전과 같지 않을 수 있다. 기존에 수쿡의 수익률이 동급 채권에 비해 높았으나 최근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낮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매력을 잃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또한 유동성 공급자인 정부의 투자 축소와 같은 효과가 더욱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즉, 이슬람 금융 전체를 보면 이슬람 금융 성장의 긍정적인 요인보다 유가 하락에 따른 중동 산유국의 투자 감소, 부동산 가격 및 수쿡의 수익률 하락 등과 같은 부정적 요인의 영향이 더욱 클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개별 상품 및 세부 산업별 성장은 각기 다를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현재 이란의 자동차 보험 가입률이 낮아 이슬람 보험인 타카풀 시장의 높은 성장이 예상된다. 또한 앞에서 언급한 이슬람 연금, 금 및 은에 대한 투자 허가로 해당 부분은 새로운 시장으로 주목받을 것이다. 즉, 전체 이슬람 금융의 성장성은 얼마간 둔화될 수 있으나 높은 성장세가 전망되는 개별 시장 및 상품은 여전히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유가의 상승세에 대한 전망이 우세하며, 제도 정비를 통해 이슬람 금융 시스템이 더욱 발전한다면 향후 이슬람 금융은 다시 한번 재도약 할 기회를 잡게 될 것이다.

SON Sung Hyun is a senior researcher of the Middle East and Africa team at the Korea Institute for International Economic Policy (KIEP). His research areas have been economic development of Middle Eastern Countries and Islamic Finance. His recent publications are on ‘Electricity Industrial Policies in the Middle East and their Implications for Korean Companies’ and ‘Lower oil prices and economic cooperation between Korea and the Middle East’. He holds Master’s degree in Economics from Hankuk University of foreign Stud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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