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은 깨라고 있는 것… “Beyond veiled cliches”과 아랍 여성에 대해

아랍 여성에 대한 진정한 삶은 당사자인 그들의 입에서 설명될  가장 편견 없이 이해할  있다한국에 들어  있는 아랍 문화여성에 관한 책들은 유독 서양인의 시각에서 쓰인책이 많다.

한국은 아랍에 대한 이해도나 관심이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에 비해 적기도 하고, 특히 아랍 여성에 관한 사회적 이해는 ‘히잡을  여성들‘  이상도  이하가 아닌 경우가 많다아랍권에 대한 보도도 외신을 받아 번역하는 정도에 그친다관련 기사도 서양인 기자에 의해 쓰여진 경우가 많아서 우리가 접하는 정보는 아랍 여성에 대한 올바른 정보가 아닐 수도 있다는 의구심이 가득했던 가운데 인터넷 검색을 하다 우연히 발견한  제목이 마음을  끌어 당겼다.

아말 아와드 (Amal Awad)의 ‘Beyond veiled cliches: the real lives of arab women’

책 제목은 ‘Beyond veiled cliches: the real lives of arab women’ 이다. 이 책의 저자는 아말 아와드 (Amal Awad)로  호주에 사는 아랍인이다. 1960년대에 팔레스타인에서 호주로 온 이민자인 아말은 저널리스트 활동하고 있으며  오랜 시간 동안 아랍 여성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했다. 저자는 아랍 여성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아랍 여성에 대한 전세계 사람들이 가지는 이해는 서양인들의 시각에 치우처져 있음을 발견했다특히 여성 문제는 그런 측면이 강하다. 몇 아랍국가의 여성은 공식적 발언권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직접 베두인이 사는 사막으로 향했다. 발 품을 팔아 그들의 집, 생활 터전사막의  현장으로 찾아가 그들의 일상과 삶을 들여다 보았다.

‘히잡’ 이 아니고서는 아랍 여성에 대해 논할 수 없다면 그것은 아랍 여성에 대한 우리의 무지일 지도 모른다. 히잡 착용 여부는 개인적인 선택의 영역일 수 있다고 말하는 저자는 ‘The Guardian’과의 인터뷰에서 ‘베일을 쓰는 사람을 만난다. 이것은 어떤 사람에게는 모든 것일 수도 있고 어떤 사람에게는 아무 의미도 아니다’ 라고 덧붙였다. 저자는 21살부터 30살까지 히잡을 썼지만 현재는 쓰지 않는다. 스스로의 의지로 히잡을 착용하지 않겠다는 선택을 내린 아말(Amal)이 아랍 여성의 제대로 된 정체성을 알릴 목적으로 시작한 인터뷰는 그릇된 시각을 바로 잡아 주는 역할을 충실하게 해 낸다.

서양인의 입장에서 아랍 여성을 이해하고 쓴 책만 읽는다면 한국에 사는 사람들은   덧입혀진 아랍 여성에 대한 편견을 갖게 될 수도 있다.아랍 여성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 진짜 아랍 여성들의 삶을 이해하는 방법이라고 생각 한 저자는 60명의 아랍 여성을 인터뷰했다.  문화와 종교에 관심을 가지고 이해하려는 시도는 우리 삶의 저변을 넓혀 준다는 측면에서도, 다양성을 존중하고 차이를 수용하는 도덕적인 태도로서도 유익한 일이다그러나  삶을 살아보지 않은 사람들은 편견을 가질 수밖에 없고, 그들 또한 있는 모습 그대로진실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존재한다우리의 이해와 편견을 해결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아랍 여성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것이다.

책에서 소개하는 아랍 여성은 우리의 기대와 상상 이상이다. 사막을 배경으로 춤추는 화려한 베일 댄서, 4륜구동 드라이버  타투 아티스트  어쩌면 편견으로 똘똘 뭉쳐져 있는 아랍 여성들의 이미지를 깰 법한 다양한 인물을 소개한다60명을 취재한 만큼 펼쳐지는 주제도 다양하다. 아랍 여성의 사랑섹스, 페미니즘, 트라우마, 전쟁, 종교와 문화에 관한 이야기를 당사자들의 입을 통해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아랍여성에 대한 이미지들은 몇가지 정도로 정형화 되어있지만 사실은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저자는 한국에서 뜨거운 감자인 성소수자 문제도 다룬다. 와끄페 바나트(Waqfet Banat)는 팔레스타인에 사는 성소수자 여성이다. 그녀는 특히  문화권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아랍 여성에 대한 이미지들때문에 비아랍권의 성소수자라면 겪지 않아도 될 이중척 차별을 겪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랍 여성이여서 한 번, 성소수자여서 또 한 번 그들은 따가운 눈총을 받게 된다. 예를 들어 보통은 아랍인이면 대부분 무슬림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랍을 설명하는데 이슬람을 뺄 수 없지만, 모든 아랍인이 무슬림일 것이라고 전제하는 것도 큰 오류다.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아랍 여성은 성소수자일 수 없다는 전제를 만들어 놓고 그 틀 안에서 바라 본다. 아랍 여성은 자신의 종교에 대해 다양성을 존중받을 자유도 선택할 자유도 제한되고 그로 인해 파생되는 편견과 싸우며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해야 하는 어려움에 당면해 있다. 자유롭지 못한 아랍 문화권 안에서 ‘여성’으로 존재하는 것보다 타자들의 잘못된 선이해 속에 던져지는 질문과 시선이 더 풀기 어려운 숙제일 수 있다. 국가나 종교가 강요하는 여성으로서가 아닌 자신만의 정체성, 가치관, 종교를 가지고 살아가는 소수의 아랍 여성들에게는 바로 이 점이 무섭고도 조용한 폭력이다.

성적으로든 문화적으로든 마이너리티에 속한 사람이라는 이중적 잣대에 자유롭지 못할 수밖에 없다. 게이와 레즈비언만 소수자일까. 범주를 조금만 더 넓히면 남자도 여자도 기준에 따라 한 번쯤은 소수자에 속한다. 필자는 여자이기 때문에 오랜 시간 가부장적 문화에 외부 세계의 사람들이 바라보는 편견으로 부당한 차별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이들의 이야기에 왠지 마음이 좀 더 기울었다. 한국도 남존여비 사상이 지배적이었던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사회 관습적인 측면에서 여성이 남성에 비해 열등한 존재라는 편견을 맞닥뜨리는 경험이 종종 있기 때문에도 더 그렇다.

저자가 인터뷰한 대부분의 아랍 여성은 어렸을 때부터 “남자 아이들과 놀면 안 돼. 여자는 조용해야 해. 밖에서 떠들면 안 돼.”와 같은 말을 엄마로부터 듣고 자랐다고 한다. 그러나 어디에도 깨어 있는 어머니는 존재한다. 또 다른 여성 와르샤 쉬리(Warsaw shire)는 “여자도 강하며 침묵해야 할 필요가 없다”고 가르쳐 준 첫 사람이 바로 어머니였다고 했다. 아랍 여성에게 문화적, 종교적인 영향력은 매우 강력하다.  요르단에서 교수를 하고 있는 룰라(Rula)가 선물로 준 제자들의 목소리를 담은 책에서 “Why me? Why not me? My loud voice and bubbly personality are no longer shame” 부분은 필자의 어린 시절을 떠오르게 했다. 1990년대에 학교를 다녔던 학생이라면 어른들로부터 한 번씩은 이런 말을 들어 봤을 것이다. “기집애 답지 못하게” 혹은 “남자가 그런 것 가지고 울어?” 와 같은 발언들. 여자는 조신해야 하고, 남자는 강한 모습만 보여야 하고. 어린 시절부터 우리가 사회로부터 어른들로부터 요구받으며 자랐던 여성상, 남성상은 다분히 성차별적이었다. 한국에서는 페미니스트가 여전히 단어 정의 그대로 통용되지 못한다. 이러한 현실에서 아랍 여성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나 먼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던 사람에게 이 책은 성역할에 대해 본질적인 질문을 던짐으로써 남자와 여자는 어떻게 다른지 한 번 더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먼 나라의 여성 이야기는 옆 집에 사는 아저씨의 일일 수도 있고 나의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먼 훗날 후손들이 마주 할 성 역할의 일 부분일 수도 있다. 책에서 ‘부끄러움은 누군가 너에 대해 말한 거짓말이다’는 문장을 만나게 된다. 아랍 여성들에게 요구되는 종교적인 차원에서 요구되는 ‘부끄러움’은 원래의 의도와는 다르게 긍정적인 측면보다 부정적인 측면이 강하게 느껴진다. 우리는 근거 없이 마주해야 하는 부끄러움보다는 자신의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는 당당함을 가질 때 본연의 모습 그대로 서있게 된다.

 잔인한 전쟁과 테러로 얼룩진 아랍 관련 기사들과 억압받는 여성으로 연상되는 이미지가 아랍에 사는 여자들을 대표하지 않는다. 저자 조차도 호주에 살면서 직접 보지 못했고 알지 못했던 평범한 현지 아랍 여성들의 일상과 다양성, 그리고 아름다움에 놀랄 준비가 되어 있다면 이 책은 당신에게 아랍에 대한 새로운 세계를 열어줄 것이다. 나와 다른 문화권에 사는 사람에 대한 한층 높은 차원의 이해는 개인의 삶을 풍부하게 만들어 준다. 저널리스트이자 작가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한 아말(Amal)에게 동시대를 살아가는 여자로서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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