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신재생에너지 개발 배경과 전망

최근 중동 지역에서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건설이 늘어나고 있다. 중동 산유국들은 전력 생산에 사용할 수 있는 막대한 원유와 천연가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아직까지 신재생에너지의 평균 전력 생산 단가가 기존 화력발전보다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연자원이 풍부한 GCC 국가들뿐만 아니라 모로코, 요르단 등도 단순히 시범사업이나 가정용 소규모 발전이 아닌 국가 총 발전에서 많게는 50%까지 신재생 에너지 발전 비중을 높일 것이라는 계획을 수립하였다. 그리고 태양광, 풍력을 위주로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건설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동 지역 대부분이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적합한 것은 틀림없지만, 이들이 가진 풍부한 천연자원을 고려할 때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 그리고 중동 주요 산유국들이 저유가로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에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과도한 투자는 때로는 무모해 보이기도 한다. 이 글에서는 중동의 비산유국뿐만 아니라 산유국까지도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이유를 살펴보고 향후 이행 가능성에 대해 전망해보고자 한다.

중동의 신재생에너지 개발 동향

현재 중동 국가들의 화석연료를 통한 발전 비중은 평균 95%가 넘는다. 이것은 다른 지역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은 것이다. 중동 국가들은 에너지 믹스 개선 차원에서 국가 정책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개발 목표를 설정하고 각종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역내에서 가장 야심 찬 계획을 선보였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자력 및 재생에너지 개발 전담 기구인 KA-Care(King Abdullah City for Atomic and Renewable Energy)는 2012년 백서를 발간하여 2032년까지 54GW의 전력을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2016년 ‘사우디 비전 2030’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발전 목표를 2030년까지 9.5GW로 대폭 축소하였지만 여전히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라는 의견도 있다. UAE도 2017년 1월 ‘UAE 에너지 전략 2050’을 발표하고 2050년까지 전력의 50%를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생산한다는 내용을 포함하였다. 이외에도 다양한 국가들이 2020년부터 2030년 사이 총 전력 생산 중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7%에서 많게는 52%까지로 설정하고 태양광 및 열, 풍력 발전소 발주를 늘려나가고 있다. 특히 비산유국 중에서는 모로코의 선전이 눈에 띈다. 모로코는 2016년 기준 풍력 발전 용량을 790MW로 확대하며 GDP 대비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도 세계 최상위권을 차지하였다. 이와 함께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가 해제되면서 유럽 기업들을 중심으로 이란의 신재생에너지 시장에 참여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노르웨이의 사가 에너지(Saga Energy)는 이란 국영 에너지 회사인 아민 에너지(Amin Energy)로부터 29.4억 달러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 건설계약을 수주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와 같이 각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의 진행 중이거나 계획된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규모도 2,0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신재생에너지 개발 배경

그렇다면 중동 국가들이 신재생에너지에 이처럼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중동지역이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발전에 최적화된 지리 및 기후적 강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동 지역은 고온 및 모래바람 등의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높은 일사량 및 일조량을 지닌 사막 지형의 비중이 높아 태양광 및 열 발전 시 우수한 효율성을 보인다. 모로코, 이란, 요르단 등은 평균 풍속이 높고 풍량도 일정하여 풍력발전의 경제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모듈의 국제 가격도 하락 추세를 보이면서 최근 중동 지역에서 체결된 태양광 발전소 건설 프로젝트의 발전 단가가 그리드 패리티 이하로 내려가고 있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16년 아부다비 수전력청이 발주한 350MW급 태양광 발전소 건설 프로젝트에 일본의 마루베니와 중국의 징코솔라가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참여하였다. 입찰가격은 KWh 당 2.42센트로, 석탄화력발전 단가가 kWh당 4센트, LNG 화력 발전이 7센트 정도인 것을 고려했을 때 상당히 낮다고 할 수 있다.

인구증가와 산업화로 인해 급증하고 있는 전력수요를 화력발전만으로 충당하기 어려운 것도 주요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세계은행의 2016년 대륙별 자료에 의하면 중동 및 북아프리카의 인구 증가율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2.7%에 이어 1.8%로 2위를 차지하였다. 개별 국가 기준으로 인구 증가율이 높은 상위 20개 국가 중 오만, 바레인, 카타르를 비롯한 6개의 중동 및 북아프리카 국가들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 지역은 높은 온도로 인한 냉방용 에너지 수요가 커서 세계에서 일 인당 에너지 소비가 가장 많은 지역이다. 또한 중동 산유국이 최근 자본 및 에너지 집약적 산업을 중심으로 한 산업다각화에 박차를 가하면서 산업용 전력 사용량도 급증하고 있다. 인구 증가와 경제성장을 위한 개발이 지금과 같은 추세를 유지한다면 중동 지역에서 원유, 천연가스 등의 자원 중 상당 부분이 전력생산에 투입되어야 할 것이다. 즉, 중동 산유국들의 주요 재정 수입원인 천연자원을 자국 내 전력생산에 쓴다면 이는 재정수입 축소로 연결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화력발전 중심의 전력 생산 구조를 탈피할 필요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높은 보조금을 기반으로 한 전력요금 체계의 문제점도 화석연료 발전 비중이 높은 상황 하에서 중동 산유국의 정부 재정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2014년 유가 하락 이후 중동 국가들은 에너지 보조금을 축소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에너지 가격이 낮게 책정되어 있다. 2016년 기준 쿠웨이트의 전기요금은 KWh 당 0.7센트이며, GCC 국가 중 전기요금이 가장 비싼 두바이의 경우에도 최대 12.1센트에 불과하다. 이와 같이 낮은 전기 요금은 자국에서 생산된 원유나 천연가스를 발전에 사용할수록 손실이 나는 구조이며, 저유가 시기가 지속될수록 정부의 재정 부담을 가중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중동 국가들은 전력을 비롯한 에너지 보조금 지급을 축소해나가는 것과 함께 화력발전의 비중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신재생에너지를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려는 정부의 의지도 주요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중동 국가들이 신재생에너지 개발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주요 목표 중 전력 수출과 해외 신재생에너지 개발자로 참여하는 것이 있다. GCC 국가들은 인접한 국가들과 통합 전력망을 구축하여 자국에 충분한 전력 공급이 이루어지고 남은 잉여 전력을 비축해두었다가 야간에 전력 수요가 많은 국가로 수출하거나 일시적인 전력 공급 부족 시 그리드에 연결된 국가로의 수출도 내다보고 신재생 에너지와 함께 전력망도 확대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자국 내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발전소 운영, 개발 경험을 토대로 해외에서 진행되는 사업에 투자개발자로 참여하고자 한다. 아직까지 중동국가들은 태양 및 풍력 발전 관련 기술력을 거의 보유하지 못했다. 또한 중동 산유국들은 제조업 기반이 약해 태양광 패널을 비롯한 기자재 생산 시 경쟁력을 확보하기도 어렵다. 그러기 때문에 자국의 풍부한 자금과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신재생 에너지 PPP 사업에 개발자로 참여하는 것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의 ACWA는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에서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 수주를 확대하고 있다. UAE도 마스다르 시티 개발 경험과 해외기업 인수 등으로 기술력을 확보하고, 무바달라와 같은 국부펀드를 통해 신재생 에너지 관련 파이낸싱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 한다.

향후 전망

중동 국가들이 계획된 기간 내에 제시한 신재생에너지 발전 목표치를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나 높은 성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중동 국가들의 태양광 및 풍력 발전 시장은 아직까지 초기 단계이며, 저유기로 인한 재정 부족, 관리 능력 부재, 관료주의 등으로 기대 이하의 진행속도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중동 지역에서 신재생에너지 발전 부문 전망이 어둡다고만은 볼 수는 없다. 중동 국가들의 인구증가율과 산업화 정도를 고려할 때 발전소 증가는 불가피하며, 최근 GCC 국가를 중심으로 태양광 발전의 경제성도 입증되고 있어 신재생에너지 발전의 매력도가 커지고 있다. 앞으로 저유가가 장기간 지속된다면 중동 국가들의 석유 중심 경제구조를 탈피하기 위한 신성장 산업 육성에 대한 필요성도 증가하고 있어 이 중 하나로 신재생에너지 부문이 더욱 주목받게 될 것이다.

 

SON Sung Hyun is a senior researcher of the Middle East and Africa team at the Korea Institute for International Economic Policy (KIEP). His research areas have been economic development of Middle Eastern Countries and Islamic Finance. His recent publications are on ‘Electricity Industrial Policies in the Middle East and their Implications for Korean Companies’ and ‘Lower oil prices and economic cooperation between Korea and the Middle East’. He holds Master’s degree in Economics from Hankuk University of foreign Stud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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