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고용정책 현황과 전망

Source : Reuters

Hire, The Saudi first!, 사우디 정부의 고용 정책, 니타카트(Nitaqat)로 사우디의 고질적인 실업율을 잡을 수 있을까?
2011년 튀니지 한 노점상의 죽음으로 촉발된 아랍의 봄은 중동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소득수준이 낮은 북아프리카 국가들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석유 부국으로 알려진 사우디아라비아에도 정정 불안을 야기하는 등의 영향을 미쳤다. 당시 사우디의 정정 불안 요인은 여러 가지를 꼽을 수 있지만, 특히 청년층의 높은 실업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부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시위나 사우디 정부의 대응을 보아도 자국인 실업 문제의 심각성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우디 정부는 이후 자국인의 고용 확대를 위한 정책을 강화하고 있으며, 지금도 이러한 기조는 지속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사우디의 노동시장 구조를 살펴보고 사우디 정부가 자국 정정불안의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는 높은 실업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떠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지 분석하고자 한다. 그리고 이에 대한 평가와 앞으로의 전개 방향에 대해 전망해보고자 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인구 구조 및 고용 시장의 특징

사우디 인구에서 취업을 위해 유입된 외국인 비중이 높게 나타난다. 2016년 기준 사우디 총인구는 약 3,178만 명이며, 이 중 자국인은 2,008만 명이다. 나머지 1,170만 명은 외국인으로, 사우디 전체 인구의 36.8%에 이른다. 사우디 정부는 그동안 건설, 단순 노무, 가정부 등 자국인이 취업을 꺼리는 부문에 외국인 고용을 확대해 왔으며, 그 결과 인구의 2/5가 외국인으로 구성되게 되었다. 이러한 구조는 비단 사우디뿐만 아니라 인접한 GCC 국가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

사우디는 2.25%의 높은 인구 증가율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전체 인구 중 30세 미만 비중이 49.1%로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사우디인만을 대상으로 했을 경우 30세 미만 비중은 58.5%에 달한다. 즉, 최근까지도 사우디의 높은 인구 증가율로 자국 고용 시장에 유입되는 구직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일자리 창출이 시급한 현안이라고 할 수 있다.

사우디의 고용 시장은 자국인 중심의 공공 부문과 외국인 중심의 민간 부문으로 양분되어 있다. 공공 부문의 총 고용인구는 119만 명이다. 이 중 사우디인은 112만 명으로, 공공 부문 고용의 대부분(94.4%)을 차지하고 있다. 사우디인들이 공공 부문에 주로 종사하는 이유는 공공 부문이 민간 부문보다 임금 수준은 높은 반면 근무 강도는 낮기 때문이다. 또한 사우디 정부는 자국인에게 석유로부터 얻은 수입을 분배하는 수단으로 공공 부문에 대한 고용을 늘려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반면 민간 부문에 근무하는 사우디인은 181만 명으로 이는 민간 부문 고용의 16.8%에 불과하지만 외국인은 895만 명으로 민간 부문 고용의 83.2%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민간 부문에서 자국인은 주로 서비스직과 일반 사무직에 종사하고 있으며 전문직이나 소위 3D 업종 종사자는 극히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사우디인은 현지에 있는 외국인보다 높은 실업률을 보인다. 사우디의 2016년 기준 총 실업률은 5.6%이다. 그러나 그 내막을 살펴보면 사우디인과 외국인간 극명한 차이가 드러난다. 2016년 사우디인의 실업률은 12.3%며, 특히 사우디 여성의 실업률은 34.5%로 높게 나타난다. 반면 외국인 실업률은 1% 미만으로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Hire, The Saudi first!, 사우디 정부의 고용 정책

사우디 정부는 석유 중심의 경제구조로 인해 민간 부문의 일자리 창출이 쉽지 않아 그동안 공공 부문 고용을 늘려왔다. 그러나 비대해진 공공 부문의 고용 여력은 둔화되는 반면 인구 증가율은 여전히 높아 공공 부문에 종사할 수 없는 청년 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또한 교사를 비롯한 공공 부문의 임금 수준이 상당히 낮아 이와 같은 요인들은 2011년 아랍의 봄의 여파가 사우디 내에서도 촉발될 수 있는 도화선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루었다. 이에 사우디 정부는 그동안 비축한 풍부한 외화자산을 투입하여 국민들의 불만을 없애기 위해서 나섰다. 먼저 공공 부문의 최저임금을 월 2,000사우디 리얄(534달러)에서 3,000사우디 리얄(800달러)로 올렸고, 실업 상태에 있는 자국인의 생활안정을 위한 보조금 지급제도인 하피즈(Hafiz program)를 도입하여 구직자에게 최대 1년간 월 2,000사우디 리얄(533달러)을 지급하기로 하였다. 그동안 고학력임에도 불구하고 사회 활동 참여가 제한된 여성의 고용을 늘리기 위해 여성 전용 산업단지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그리고 2013년부터는 직업훈련을 목적으로 한 Colleges of Excellence라는 이름의 전문대학을 설립 및 확대하여 자국인의 직업 능력 향상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이와 같은 고용지원 정책과 함께 민간 기업에 대한 자국인 의무고용 정책도 강화하고 있다. 아랍의 봄 이전 사우디제이션(Saudization)이라는 자국인 의무고용제도를 시행하고 있었으나 기업에 출근하지 않고 임금만 수령해가는 소위 ‘유령 노동자’를 양산하는 제도로 전락했다. 당시 사우디 내 기업들 사이에서 생산성이 낮은 사우디인을 서류상으로만 고용하여 제도 불이행에 따른 불이익만 면하면 된다는 인식이 만연했기 때문이다. 이에 사우디 정부는 2011년부터 자국인의 민간 부문에 대한 실질적인 고용을 강화하기 위해 니타카트(Nitaqat)라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여 기업 규모별, 업종별 자국인 의무고용률을 정하고 이행 여부에 따른 제재와 인센티브를 민간 기업에 부여하기로 하였다. 이후 3단계에 걸쳐 자국인 고용비율을 높이고 자국인의 임금 수준과 사우디 여성 노동자 고용비율 등과 같은 질적 평가도 강화해 나갔다. 그리고 고용된 자국인이 실제로 일하고 있는지에 대한 감독도 강화하였다. 한편 사우디 정부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비자 발급을 제한하고 불법 노동자에 대한 검사도 확대해 나갔으며 외국인 고용에 대한 비용 부담 강화, 비자 발급 수수료 인상, 외국 기업 투자 진출 시 자국인 고용 계획 요구 등과 같은 규제도 함께 적용하고 있다.

니타카트, 사우디의 고질적 실업률을 잡을 수 있을까?

문제는 이와 같은 고용 정책이 사우디인의 실업률뿐만 아니라 경제성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지에는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먼저 자국인 의무고용 정책으로 인한 실업률 감소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의 전체 실업률 추이를 살펴보면 자국인 의무 고용을 강화한 2011년 5.8%에서 2016년 5.6%로 큰 변화가 없다. 사우디인의 실업률만은 따로 때어보면 2011년 12.4%에서 니타카트를 강화하자 2014년 11.7%로 0.7%p 감소하였다. 하지만 2016년 11.5%까지 감소했던 사우디인 실업률은 2017년 이사분기 기준 12.8%로 다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사우디 여성 실업률은 2014년 32.8%까지 떨어졌으나 2017년 이사분기에는 34.5%로 다시 증가하였다. 물론 이는 저유가로 인해 사우디의 경제 성장이 둔화된 것을 함께 고려하여 분석할 필요가 있다.

사우디인 의무고용제도는 사우디의 외국인 직접투자 유입 감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에 대한 FDI 유입 감소는 저유가, 각종 투자제도 미비 등도 영향을 주고 있지만,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비자 제한, 의무고용 비율 상향 조정 등 자국인 고용 확대를 위한 각종 규제 강화가 주요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리고 사우디에 진출할 의향이 있는 외국기업들도 노무 제도와 관련한 각종 어려움과 비용 문제를 현지 진출 관련 주요 애로사항으로 지목하고 있다. 자국인 고용 확대를 위해서는 사우디 경제에서 민간 부문의 비중이 증가해야 하는데, 숙련 노동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기업에 의무만을 강조하여 많은 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리고 민간 부문 개발을 위해 사우디 정부가 원하는 외국인 투자마저 지속해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결국 사우디인의 높은 실업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국인 고용에 대한 환경개선과 관련한 정책도 필요하지만 기업에서 고용할 수 있는 숙련된 사우디 노동자의 증가도 함께 이루어져야만 한다. 특히 문화 및 기후 등으로 현지인들은 육체노동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동반되어야만 민간 부문에서 일자리 수급의 미스 매치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점은 자국인의 기술 습득 및 교육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는 것과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여성의 운전을 허용하는 등 사우디 내에서 여성이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사우디 정부는 자국인 의무고용 정책을 당분간 유지 및 강화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사우디인의 실업 문제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저유가의 영향으로 사우디 정부는 재정지출을 통한 실업 관련 보조금 지급도 유지하기 힘든 상황이다. 또한 민간 부문의 확대도 단기간 내에 이루어지기 어려운 과제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우디 정부는 장기적인 개발정책을 통해 민간 부문을 육성해나가는 것과 함께 민간 기업의 부담이 늘어나더라도 당분간은 높은 실업률에 기인한 정정 불안을 최소화하고자 자국인 고용 증가를 위한 제도 강화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SON Sung Hyun is a senior researcher of the Middle East and Africa team at the Korea Institute for International Economic Policy (KIEP). His research areas have been economic development of Middle Eastern Countries and Islamic Finance. His recent publications are on ‘Electricity Industrial Policies in the Middle East and their Implications for Korean Companies’ and ‘Lower oil prices and economic cooperation between Korea and the Middle East’. He holds Master’s degree in Economics from Hankuk University of foreign Stud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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