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나만 바라봐 (1) : 한국에 러브콜을 보내는 UAE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8일 베트남, UAE 방문을 마치고 귀국했다. 임종석 실장의 UAE 파견 등 잡음이 잤었던 양 국의 관계가 화해의 물꼬를 틀게 되면서 걸프 연안의 작은 산유국에 국내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금번 대통령의 순방을 계기로 UAE, 한국의 관계가 “특별 전략적 동반자적 관계”로 격상되어 안보 분야 양국간 협력 또한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2000년대 초반 “꿈의 도시”로 불렸던 두바이가 속한, 산유국이자 서아시아 금융 및 물류 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는 UAE가 머나먼 극동의 한국에 지속적인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한국의 안보 및 경제 발전경험, 즉 한국의 소프트 파워(Soft Power)를 벤치마킹하기 위함이라 볼 수 있다. 그렇다면 UAE는 왜 한국과의 경제 및 안보 교류가 필요했을까? 이번 글에서는 안보적 측면을 살펴보려 한다.

7개의 토후국이 모인 연방국가, 아랍에미리트 

UAE의 공식 명칭은 ‘아랍에미리트 (United Arab Emirate)’로 7개의 ‘에미리트(Emirate, 아랍어로 ‘이마라트’는 자치권을 가진 하나의 부족집단, 현 정치행정구역)’가 모여 결성된 연방국가다. 내륙 리와 오아시스에 거주하며 대추야자 농사를 짓고 여름철에는 오늘날의 아부다비 섬으로 이동해 진주잡이를 하던 바니야스(Bani Yas) 부족연합이 현 UAE의 시초이다. 16세기 이후 영국이 인도에 진출하며 이 지역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1820년 현 UAE지역의 각 부족 집단들과 일종의 안전보장 계약인 ‘휴전 약정(Truce)’을 맺으며 UAE지역은 향후 200년간 영국의 보호령 아래에 놓였었다. 이후 1960년대 석유가 발견되었고, 1971년 영국의 보호령을 벗어나 7개 토후국을 중심으로 UAE라는 연방국가가 출범하게 된다.

체제 보존과 이란 견제, UAE 안보의 두 축

서쪽으로는 사우디아라비아, 동쪽으로는 이란 사이에 위치한 UAE에게 1순위 위협국가는 이란이라고 할 수 있다.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로 제3국에서 수출한 물건이 두바이를 거쳐 이란으로 재수출되고 있으며 양국 교역 규모가 100억달러가 넘는 등 양국은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로 맺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핵협상을 타결했다고 해도 이란은 여전히 UAE에게 있어 위협적 존재이다.

지난 사우디아라비아 관련 글에서 논한 바와 같이 UAE가 이란을 경계하는 대표적 이유는 두 가지 이다. 정치적으로는 1979년 이란이슬람혁명 성공 이후 이란의 쉬이즘(Shiism) 및 대중에 의한 혁명 성공 여파가 순니파 군주제인 UAE 각 토후국 왕정에 미칠 영향을 경계하기 위함이다. 안보 측면에서는 핵 위협 및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패권 싸움이다. 현재 UAE정부는 이란이 점유하고 있는 양 국사이의 아부 무사(Abu Musa), 대툰브(Greater Tunb), 소툰브(Lesser Tunb) 3개의 섬에 대한 반환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UAE는 이란이 이 세개의 섬을 1971년 11월에 군대를 보내 강제로 점유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걸프만 입구에 위치한 약 50km의 해협으로 북쪽으로는 이란, 남쪽에는 UAE, 오만 사이에 있다. 가장 좁은 폭이 약 5km정도 밖에 되지 않아 물리적 봉쇄가 가능한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물동량의 약 40%가 지나는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이다. 실제로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에서 이란, 이라크 양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가는 각 국의 유조선을 공격함으로써 1984년 걸프만 석유 수송량이 약 25%가 감소하였었다.

국방연구원 ‘동북아안보정세분석(2012.01.05)’에 따르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는 방법은 세 가지이다. 첫째는 호르무즈를 지나는 선박 나포 및 선원 억류, 둘째는 해협 일부 지역에 기뢰 설치, 마지막으로 호르무즈 해협 영공 봉쇄를 들 수 있다. 현재 이란 해군은 다수의 고속정과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으로부터 첨단 기뢰와 대함미사일을 제공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란에 대한 견제 외에도 막대한 자금력으로 군사력을 증강 현재의 집권 가문들을 보호하는 목적도 있으며 주변 걸프 국가들 사이의 패권을 지키려는 모습도 보인다. 그 예로 UAE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마찬가지로 현 예멘 내전 초창기때부터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 특히 남예멘 지역을 중심으로 막대한 자금 지원 및 자국 군사를 파견해 오고 있다. 현재 예멘의 대표적 아덴(Aden)항엔 예멘 국기 대신 UAE 국기가 인도양의 바람을 맞고 있다.

미군 해안기지를 방문한 UAE 군인들의 모습

이란 vs UAE, 이제는 해군력이다.

UAE의 국방력은 공군에 무게가 실려 있다. 적은 인구로 가장 실효성 있는 공격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은 공군이라고 볼 수 있다. UAE 2017년 7월 기준 인구는 약 9백 40만 명으로 이 중 88%는 이민자다. UAE 공군은 약 12%인 백 만명 정도의 자국민 인구에 비해 공격용 전투기는 104대, 헬기는 30대를 보유 하고 있으며 대부분이 신식 무기를 장착하고 있다. 반면 약 8천 2백만명으로 인구 수가 수 십 배가 넘는 이란은 공격용 전투기(고정익) 137대, 헬기(회전익) 12대 만을 보유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해군력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상대적으로 해군력이 강한 이란에 비해 UAE의 해군력은 초라하기 짝이 없다. 걸프만 지역의 해군력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두 국가에 집중되어 있다. 쿠웨이트, 카타르 등 나머지 걸프만 소국들은 적은 인구와 비용 문제로 해안을 경비하는 최소한의 해군력만을 보유하고 있다. 오만과 UAE의 경우 비용을 더 들여서 라도 해군력을 증강하려고 하나 인력 부족으로 요원하지 않은 실정이다.

이란에 대한 견제, 해군력 증강의 필요성, 예멘 내전 개입 등 현 UAE의 군사 안보적 정황을 고려했을 때 미국, 러시아, 서유럽 등 기존 강대국이 아닌 제3국의 시장 중 가장 매력적인 것은 한국 이였을 것이다. 현 UAE 아부다비 왕세제인 셰이크 모함메드는 이전부터 한국의 빠른 경제성장과 군사력을 높게 샀다. 친미 국가 중 하나인 UAE 입장에서 무기 구매 고려 시 성능은 비슷하나 가격이 훨씬 저렴하고 미국과도 우방이라 구입에 유연한 한국의 무기 및 방위산업에 구미가 당겼을 것이다. 특히 한국은 전략자산인 잠수함을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국가로 현 핵잠수함까지 개발하고 있는 단계라 기술 제휴 및 보다 저렴한 가격에 무기를 구입하기에 한국이 최적의 국가일 수 있다.

세계 무기 수입국 4위인 UAE는 현재 경제다각화 및 군사력 증강 차원에서 방위산업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보고서에 따르면 UAE 중 가장 큰 에미리트이자 UAE 석유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부다비의 경우 ‘아부다비 경제 비전2030’에 따라 차세대 국가주력 사업 중 하나로 방위산업을 선정하였다. 특히 군의 현대화, 해외 군 선진국과의 OEM제휴를 통한 방위산업 발전과 투자를 골자로 하고 있으며 향후 4년 간 약 523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 밝히고 있다.

방위산업 OEM의 경우 빈약한 UAE 국내 제조업 성장에도 일조할 수 있기 때문에 항공 분야의 경우 이미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아부다비는 항공기 제작 사업에 적극 투자하여 현재 내륙 오아시스 도시인 알아인(Al-Ain)에 국영 항공 제작사인 스트라타(Strata)를 설립하여 항공 부문에 대한 사업을 확대해 가고 있다. 그 외에도 UAE정부는 조선 산업과 반도체 산업에도 관심이 많아 2009년 한국으로부터 원전을 수주할 시 경제협력 약정에 이 두가지 분야를 포함시켰었다.

‘아크 부대’, 진정한 형제가 될 수 있을까?

현재 UAE에는 아랍어로 ‘형제’라는 뜻을 지닌 한국의 아크 부대가 주둔하고 있다. 아크 부대는 한국 교민 보호 및 UAE특수전 부대의 교육훈련 지원과 연합 훈련 등 군사교류 활동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중동에서 ‘형제’라는 의미는 한국의 단순한 혈연 관계를 뜻하는 ‘형제’ 이상의 밀접한 관계를 뜻한다. 이번 문재인 대통령 순방 이후 UAE와 한국의 안보 및 방위산업 교류의 귀추가 더욱 주목된다. 다음 아랍인서울 ‘한국, 나만 바라봐(2)’ 에서는 한국과 UAE의 경제 교류 측면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룰 것이다.

Ahrum YOO is Arab in Seoul’s editor-in-chief. She has a MA in Politics and took a PhD course with reference to Middle East Politics from the School of Oriental and African Studies in London. She is specialised in Syrian, Iraqi and Lebanese affairs. Her academic interests are sectarianism, the role of political ideology and identity in contentious 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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