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나만 바라봐 (2): 한국에 보내는 UAE의 러브콜

문재인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아부다비 왕세제와 함께 한-UAE 회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청와대 페이스북)

한국 경제개발 모델, 사람이 자원이다

1980년대 아시아의 네 마리 용이라 불리며 경제적으로 급부상하던 나라가 있었다. 그 중 하나가 1953년 전쟁 이후 폐허에서 기적적으로 경제 부흥을 일으킨 ‘대한민국(이하 한국)’이였다. 전쟁으로 인해 구체제 경제 기득권 세력에 상대적으로 구속받지 않았고, 베트남전 참전으로 받은 외화, 노동 착취, 이웃 선진국(일본)의 기술을 그대로 모방(goose theory)한 지리적 이점 등 여러 경제 급성장 요인도 존재하나 대다수의 학자들은 다음 세 가지를 꼽는다. 한국의 빠른 경제성장에는 국가 주도 산업, 수출지향 제조업 및 중화학 공업 육성, 그리고 이에 상대적으로 훌륭한 인적 자원이 받침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기존 선진국도 아닌 전쟁의 폐허에서 천연 자원 없이 경제 성장을 이룬 아시아의 작은 나라의 경제발전 모델은 아프리카, 중동, 동유럽 등 신생 국가들의 주요한 관심이 되어왔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에서 ‘신 새마을 운동‘이라는 프로젝트 및 교육을 개발도상국에서 온 공무원들에게 제공하는 이유도 타 국가들의 한국 경제발전모델에 대한 높은 관심 때문이다. 이제 한국의 경제발전 모델은 한국의 또다른 소프트파워로 무형의 매력적인 수출품이 되고 있다. 이 중 향후 원유 고갈에 대비 산업다각화를 지향하는 UAE 또한 기존 서유럽, 미국의 모델이 아닌 바로 제 3의 모델인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Look East , 답은 동아시아다!

이슬람의 창시자 무함마드는 “배움이 있는 곳이라면 저 멀리 동쪽(중국)까지 가서 배워라“라는 말을 남겼다. 2000년대 초반 UAE 부통령이자 두바이 총리인 셰이크 무함마드 라쉬드 알-막툼(sheikh Mohammed Rashid Al-Maktum)은 “Look East”를 강조했다. 제3국에 맞지 않는 서유럽, 미국의 경제모델을 억지로 끼워맞추지 않고 제3의 독자적 경제모델을 찾자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로 그는 동북아시아에 주목했다.

여기에는 자본주의 경제모델에 인권 및 정치 민주화를 강요하는 서구 경제 모델에 대한 거부의사도 포함된다. 군주제인 중동 걸프국가들의 제 1순위 목표는 바로 현 체제보존이다. 1980~90년대 경제위기로 국제기구 IMF등에서 구제금융을 받은 남미와 아시아의 국가들은 워싱턴 컨센서스(Washington Consensus)에 의해 자국 시장 강제 개방, 국유기업 민영화 등 자국 주권을 침해당했고, 정치, 경제 개방 압력을 받으며 이후 사회 혼란을 겪게 되었다.

현 체제 보존 및 강화와 함께 저유가, 에너지 고갈을 대비한 경제산업다각화를 고심하는 걸프 산유국의 지도자들은 한국 경제발전 모델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아부다비 왕세자 쉐이크 무함마드 빈 알-나흐얀(Sheikh Mohammed bin Al-Nahyan)은 2012년 한국을 ‘인적자원을 최대한 활용하여 경제 부흥을 이룬 나라’라고 칭하며 자국 대학생을 한국에 파견하는 등 한국의 인적자원 노하우에 대한 지속적 관심을 보이고 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또한 아부다비 전략문제연구소(ECSSR)와 아부다비 교육위원회(ADEC), 아부다비의 경제개발과 경제 다변화를 목적으로 설립된 무바달라(Mubadala Development Company) 등에 이사장직을 겸임하며 ‘한국 경제모델 배우기’에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UAE 경제다각화의 열망

UAE는 주요 원유 생산국으로, 전체 경제에서 석유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나라이다. 아부다비의 경우 2016년 기준 총 GDP에서 원유 산업이 49.2%를 차지했다. 향후 원유 고갈과 저유가 및 국제에너지 시장 변화를 대비하여 아부다비는 <경제 비전 2030>라는 탈석유 의존 경제에서 벗어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경제구조개혁에는 아부다비 왕세자 쉐이크 무함마드 빈 알-나흐얀(Sheikh Mohammed bin Al-Nahyan)이 총대를 매고 있다.

아부다비 경제 개혁의 키워드는 에너지와 경제 다각화다. 에너지의 경우 기존의 원유의 생산, 즉 상류(Upstream)부분에만 치중되었던 원유산업을 원유를 정제, 상품을 개발하는 하류(Downstream)로 확장하는 것과 신재생에너지 사업 투자를 골자로 하고 있다. 경제 다각화는 항공기, 조선, 반도체 등 제조업 산업을 육성하고 또한 금융, 의료, 관광 등 서비스 산업을 확장하여 기존의 석유 의존 경제를 탈피하는 것이다.

현재 한국전력공사가 짓고 있는 UAE 원전은 2020년까지 총 4기 원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공사 완료 시 자체 생산된 전기로 UAE 전력 수요의 약 4분의 1을 충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UAE정부는 비석유 분야 에너지 사업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원전 외에도 태양열과 같은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개발에도 적극 투자하여 현재 탄소 제로 도시인 마스다르 시(市) (Masdar City) 를 건설하고 있다. 특히 아부다비의 경우 국부 펀드의 하나인 무바달라(Mubadala Development Company)나 에너지 전문기업인 마스다르(Masdar) 같은 국영기업을 통해 해외 주요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 적극 투자하여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아부다비는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본부 자국 유치에 성공하기도 하였다.

한국은 UAE에서 매년 1억 배럴 정도의 석유를 수입하며 UAE와 오랜 관계를 유지해 왔다. 특히 2000년대 중반 두바이가 부상하면서 한국 기업들의 진출, 가스, 화학, 발전, 담수화 분야의 대형 플랜트 건설 산업 분야에서 높은 수주 실적을 보였고, 2010년 이후에는 아부다비의 대형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들이 적극 참여하고 있다. 특히 2009년 12월 한국의 UAE 원전 수출이 성사되면서 양국관계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 되었다.

또한 원전 관련 기술 인력 양성과 건설 후 실제 운영 협력을 위해 한국은 아부다비에 있는 칼리파 공과대학(KUSTAR)에 원자력공학과를 신설하였고, 관련 학과 UAE 학생들을 한전에 파견하는 인턴 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KAIST 교수들이 파견되어 직접 강의를 하고 있다. 이 외에도 양국은 조선, 반도체, 전자통신, 인력 양성 등 6개 분야에서 경제협력 약정을 체결하였다. 나아가 UAE는 2012년 3월에 아부다비 3개 광구에 대한 유전 개발권을 한국에 허용하면서 양국 관계는 군사 협력, 보건의료, 교육훈련, 기업투자 등으로 확대 발전 되었다.

한국-UAE 경제도, 문화도 동반자로

UAE 거주 인구의 UAE자국민은 20%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부유한 산유국인 걸프 국가들의 특징은 자국민의 경제 역량이 타 국가에 비해 저조하다는 것이다. 자국민 대부분이 국가직 및 공기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사기업 및 서비스직, 기술직은 기피한다. 결국 에너지 산업의 주요 자리를 제외한 UAE 의 경제는 80%의 외국인에 의해 견인되고 있다. 자국민 경제 역량 강화를 위해 산업 다각화 및 인적 자원 양성에 열의를 보이고 있는 UAE 정부에게 고도의 인적자원을 갖춘 ‘한국’은 매력적인 모델일 것이다. 기존 에너지, 플랜트, 담수화 외에도 관광, 의료 등 양 국 교류가 다각화 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인적자원 양성 노하우를 잘 활용한다면 서아시아 금융 및 물류 허브인 UAE와의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고 한국에게도 더 많은 기회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Ahrum YOO is Arab in Seoul’s editor-in-chief. She has a MA in Politics and took a PhD course with reference to Middle East Politics from the School of Oriental and African Studies in London. She is specialised in Syrian, Iraqi and Lebanese affairs. Her academic interests are sectarianism, the role of political ideology and identity in contentious 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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