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에 불고 있는 스타트업 열풍

중동 지역, 특히 UAE에서 스타트업의 성공 사례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최근 UAE에 거주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중동 판 우버(Uber)라고 할 수 있는 카림(Careem), 아마존과 같은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Souq.com 등을 사용하거나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 외에도 UAE에서 GPS 기반의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Fetchr, 맞춤형 여행 서비스 기업인 Anghami 등은 중동에서 가장 유망한 스타트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UAE에서 활발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는 스타트업의 동향과 함께 성장 배경을 알아보고 향후를 전망해보고자 한다.

중동에 부는 새로운 경제 물결, 스타트업! 

중동 지역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2014년 1.1억 달러에서 2016년 8.7억 달러로 2년 만에 7배 넘게 증가하였다. 중동의 대표적인 스타트업이자 가장 많은 투자를 받은 카림과 Souq.com을 제외하고도 지난 9년간(2007~2016) 스타트업 투자의 연평균증가율은 83%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동 내 44개의 인큐베이터가 있으며, 33개의 벤처캐피털과 8개의 엔젤 및 시드 투자기업이 활동 중에 있다. 중동의 많은 국가 중에서도 특히 UAE의 창업 활동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도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톰슨 로이터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중동 내 벤처캐피털 투자의 41%가 UAE 스타트업으로 유입되었다. 그리고 2016년 기준 국가별 벤처캐피털 투자 규모를 살펴보면, 전체 투자 금액의 93.9%(7.6억 달러)가 UAE에 집중되었다. 포브스가 발표한 가장 유망한 100대 중동 지역 스타트업 중에서도 59개가 UAE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것에서도 UAE의 스타트업 열풍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중동 지역 전반을 살펴보면 창업 환경이나 정부의 지원 정책 등이 유럽, 미국 등과 비교했을 때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할 수 있지만 UAE는 중동 내 유일한 유니콘 기업인 카림을 비롯해 성공적인 스타트업을 많이 배출하고 있다. 그리고 Orient Planet Research에 의하면, UAE 다음으로 요르단(1,630만 달러, 2.0%)과 이집트(1,320만 달러, 1.6%)에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3-16 UAE 내 주요 기술 기반 스타트업 현황 (출처 : CB Insight, Wamda)

중동 경제 스타트업 확산의 배경

UAE에서 최근 ICT 부문을 중심으로 스타트업이 급증하고 있는 이유로는 디지털 기기 활용에 능숙한 청년층의 높은 인구 비중을 들 수 있다.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다음으로 15~24세 사이의 청년 인구 비중이 높게 나타난다. UAE의 경우에도 940만 인구 중 25세 미만 인구가 34.5%를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UAE의 스마트폰 사용자는 757만 명, 보급률은 80.6%로 세계 1위이다. 그만큼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청년층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방증하듯 중동 지역 창업자의 평균 나이는 26세로 세계에서 가장 어리다. 그리고 아랍인들의 대화하기 좋아하는 성향이 온라인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면서 일인당 소셜 미디어 사용 시간도 세계 평균보다 두 배나 높게 나타나는 등의 문화적 이유로 인해 다른 지역 청년들보다도 모바일 환경에 대해 친숙한 편이다.

UAE의 활발한 창업은 경제구조적 측면에서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UAE는 석유 수출 중심에서 정부 주도의 비석유 부문 개발을 통해 경제다각화를 이루어 나가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항공, 물류, 통신, 석유화학 등은 세계적으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를 누르고 역내 최대 외국인 직접투자국으로 부상하며 다양한 기업 활동과 함께 사업 환경도 우수해 그만큼 자국 내 발전된 산업과 연관된 스타트업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저유가로 인해 기존 세대와 같은 수준의 부를 분배받을 수 없다는 청년들의 인식도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유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2010년~2014년과 같이 배럴 당 100달러를 넘어가는 고유가 시대가 장기적으로 도래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가운데 기존 세대와 같이 석유로부터 얻은 막대한 부를 각종 보조금의 형태로 분배받거나 정부가 높은 임금 수준 대비 근무 환경이 우수한 공공 부문에 고용을 늘려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인지한 젊은 세대는 민간 기업에 취업하거나 창업에 대해서 고려하고 있다. 그리고 육체노동을 기피하는 중동의 문화와 기존 세대의 높은 소득 수준 또한 단순 노무직에 대한 취업보다는 창업 시도가 증가한 요인으로 볼 수 있다.

공공 부문 중심의 스타트업 지원 정책도 창업 활성화에 상당히 기여하고 있다. UAE 정부는 2014년에 중소기업의 장비, 원자재, 생산 목적의 제품 등을 수입할 때 관세 면제, 정부 조달품의 10% 이상 중소기업에 할당, 정부 지분이 25%가 넘는 공기업 계약 시 중소기업 비중 5% 이상 할당 등의 내용을 담은 중소기업법을 제정하였다. 또한 2016년에 두바이 정부는 두바이 엑스포와 관련해 20% 이상의 직간접 지출(13.6억 달러)을 중소기업을 통해서 하도록 명시하기도 하였다. 두바이의 통치자인 셰이크 모하메드 빈 라쉬드 알 막툼은 자신의 이름을 단 5.4억 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고 2016년에는 두바이 미래재단도 설립하였다. 또한 2.7억 달러의 Future Endowment Fund를 추가로 조성하고 정부 주도의 액셀러레이터, 각종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중소기업 육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국부펀드를 통해 자국 및 해외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늘려나가고 있는 점 또한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에 도움을 주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는 아부다비 국부펀드인 무바달라를 들 수 있다. 무바달라는 자국의 항공우주, 정보통신, 방위, 반도체, 보건의료 등의 산업발전을 위해 운용되고 있는 1,224억 달러 규모 국부펀드이다. 무바달라는 최근 프랑스의 CDC capital과 스타트업 공동 투자 관련 협력을 추진하고 있으며, 미국의 실리콘밸리에도 사무소를 마련하고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 및 인수하고 있다. 또한 일본 소프트뱅크의 비전 펀드에 150억 달러를 투자하여 해외 유망 스타트업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와 같은 투자를 통해 글로벌 스타트업 인수 경험과 이들의 기술력을 흡수하여 자국의 산업 발전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한다. 그리고 자국에서도 스타트업 성장 환경을 조성하면서 지금의 스타트업 증가에 기여했다고 볼 수 있으며, 두바이를 중심으로 자국을 각종 기술 개발을 위한 테스트 베드로 활용하고 자 하는 정책 또한 세계 유수의 스타트업 진출 증가에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스타트업, 석유 의존적 중동 경제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인가? 

UAE 정부의 금융 및 제도적 지원을 바탕으로 스타트업은 당분간 양적 및 질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이다. 특히 UAE의 두바이와 아부다비는 비석유 부문 산업 발전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면서 물류, 항공, 건설 등의 정부 소유 기업 중심의 개발 전략을 취해왔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모델로는 장기적인 혁신 주도의 성장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이에 UAE 정부는 청년층의 고용을 창출하고 새로운 성장 모델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가 직접 기업을 운영하기보다는 금융 및 제도적 지원을 통해 스타트업을 육성하고자 한다. 또한 UAE는 역내에서 안정적인 정치 기반 아래 가장 우수한 사업환경을 보유하고 있어 중동 내 최대 외국인 직접투자 유입국이 되었다. 이를 통해 비석유 부문 민간 기업의 성장도 두드러지면서 창업이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역내 다른 국가들도 UAE를 벤치마킹 하여 창업에 대한 지원을 늘려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투자 및 지원이 지나치게 정부 주도로 이루어지고 있는 점은 점진적인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벤처 캐피털에 대한 이해가 낮은 국부펀드가 직접 스타트업을 인수할 경우 해당 투자의 효율성이나 수익성이 민간의 전문 투자기관보다 저조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이후 성장에 한계를 보일 수도 있다. 그리고 최근 1,000억 달러 규모의 비전 펀드를 비롯해 지나치게 투자를 늘려나가면서 중동뿐만 아니라 미국 및 중국 등 스타트업이 급증하고 있는 지역에서 과잉 및 무분별한 투자 양상을 보이는 것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결국 UAE를 비롯해 중동 지역에서 어느 정도 창업 생태계가 조성된다면 민간 부문을 통한 성장이 이루어지도록 공공 부문의 역할 축소가 필요할 것이다.

SON Sung Hyun is a senior researcher of the Middle East and Africa team at the Korea Institute for International Economic Policy (KIEP). His research areas have been economic development of Middle Eastern Countries and Islamic Finance. His recent publications are on ‘Electricity Industrial Policies in the Middle East and their Implications for Korean Companies’ and ‘Lower oil prices and economic cooperation between Korea and the Middle East’. He holds Master’s degree in Economics from Hankuk University of foreign Stud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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