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너의 이름은

Concept of the Islamic religion. Silhouette of man praying on the background of the town hall at sunset

중동을 생각하면 떠올리는 이미지가 있다. 히잡을 쓴 여성의 모습이나, 하루에 다섯 번 절을 하며 올리는 종교의식, 일 년에 한 달 단식을 한다는 이야기, 석유 부자 등 중동과 아랍세계에 해당하는 프로토 타입이 있다. 그 중에서도 이슬람이라는 종교는 우리에게 한없이 낯설고 어색한 존재이다. 최근 들어 접두사 ‘개’를 사용하여 종교를 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기도 하고, 알라신이라는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신을 믿는 종교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어린 아이들이 읽는 위인전에 모세와 예수, 석가모니는 있어도 이슬람의 창시자인 무함마드를 다룬 경우는 극히 드물다.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지만 막연한 두려움을 불러일으키는 이슬람은 도대체 어떤 종교일까?

<세계무슬림 분포도, 출처 : wikimedia>

유대교, 기독교와 같은 선 위에 서있는 이슬람.

이슬람은 유일신앙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여러 종교 중에 유일신 사상으로 분류하는 종교는 유대교, 기독교가 있다. 즉, 이슬람은 유대교, 기독교의 뒤를 잇는 유일신 사상이다. 유대교가 믿는 여호와와 기독교가 믿는 하느님, 이슬람의 알라(알라는 아랍어로 신, 하느님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알라신이라는 단어는 결국 ‘신신’이라는 이상한 표현이 된다.)가 결국 다 같은 하나님을 의미한다. 따라서 세 종교는 각각 공통점을 공유하고 차이점을 통해 각자의 종교 정체성을 표출한다.

유대교의 경전은 흔히 우리가 구약성경(Old Testaments)이라고 이야기하는 토라(Torah)로 모세 오경이라 한다. 기독교의 경전인 성경(Bible)은 유대교의 구약성경을 그대로 수용하고, 예수의 삶에 대해 제자들이 쓴 신약성경(New Testaments)를 함께 다룬다. 이슬람의 꾸란(Quran)은 구약성경과 신약성경의 내용을 모두 포함하고 있으며 여기에 무함마드가 받은 계시의 내용을 함께 포함한다. 구약성경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기술되어 있다면, 신약성경은 각각의 제자가 기억하는 예수의 삶을 기록하였다. 꾸란은 특이하게도 시간의 순서나 내용이 아닌 길이가 긴 챕터(장)에서 짧은 순서로 구성되었다. 이는 무함마드가 죽은 후 정통 칼리프 중 한 명인 오스만(Othman)이 정리한 것으로 오스만 판본이라 부르기도 한다.

유대교의 경전 토라, 출처 : wikimedia
복음서를 쓰고 있는 성바울로. 1618년 작. Valentin de Boulogne.
Museum of Fine Art, Houston
12세기 제작된 꾸란 필사본. Reza Abbasi Museum 소장.

세 종교의 다른 얼굴은 무엇인가?

세 종교 모두 예루살렘을 자신의 성지로 여긴다. 수메르 문명권, 메소포타미아 문명권이라고 일컬어지는 현대 중동 지역에서 발흥한 세 종교는 하느님을 절대자로 믿고 유일하다고 여긴다는 공통점이 있다. 세세한 교리나 종교 의식의 차이는 제외하고, 이들 종교를 구분하는 가장 큰 특징이 무엇일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차이점은 다음 예언자에 대한 입장차이이다. 유대교의 경우 모세 이 후에 다른 예언자는 이 세상에 오지 않았다고 믿는다. 즉, 모세가 마지막 예언자이며 모든 사람들은 다음 예언자를 기다리고 있다 생각한다. 기독교의 경우, 이 다음 예언자가 바로 예수이며, 모세 다음에 예수가 하느님의 뜻을 전하러 이 땅에 왔다고 믿는다. 나아가, 예수 다음의 메시아는 아직 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이슬람의 경우 모세, 예수의 뒤를 잇는 예언자가 바로 무함마드라고 믿는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슬람은 하느님을 믿는 가장 완벽한 종교로써, 무함마드가 마지막 예언자로 뒤를 잇는 다음 예언자는 존재하지 않으며, 인류는 최후의 심판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 믿는다는 것이다. 앞에 나온 종교는 뒤의 종교를 인정하지 않으며, 뒤에 나온 종교는 자신이 앞의 종교를 계승한 계승자라 믿는 상황을 세 종교가 반복하고 있다.

<이슬람이 믿는 예언자의 계보. 아브라함의 두 아들 중, 이스마일의 후손이 무함마드이며, 이삭의 후손이 예수이다>

예수는 신이 맞는가?

기독교와 이슬람 사이의 가장 큰 차이점은 예수의 신성을 인정하는가, 인정하지 않는가에 대한 문제이다. 이슬람 세계에서도 예수는 하느님의 예언자이자, 가장 위대한 인간이다. 문제는 예수가 과연 하느님의 아들인가에 대한 것이다. 이슬람의 해석에 따르면, 예수가 하느님의 아들일 경우 유일해야 하는 하느님의 신성이 둘로 갈라지게 된다. 나아가 기독교의 주요 교리 인 삼위일체는 하느님의 신성이 셋으로 갈라지는 결과를 가져온다.(물론, 기독교의 논리와 교리에 따라서 논쟁의 여지가 크다.) 즉, 예수는 신성이 없는, 인간으로 태어나서 인간으로 그 명을 달리해야 하는 인물이어야만 하였다. ‘하나님 외에 다른 신은 없다.(신앙고백, 샤하다 중)’이나, ‘말해 주어라, 이분이야말로 알라이시며 유일한 분, 알라이시자 영원한 분. 낳지 않고, 태어나지 않고, 오직 한 분으로 그분에 견줄 자 없다.(꾸란 112장 진수(眞髓)의 장)’에서 볼 수 있듯이 이슬람에서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부분은 예수가 신성을 지니지 않았다는 점이다. 위의 구절들은 이슬람 세계의 건축의 명문, 회화작품, 공예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매개를 통해 꾸준히 알려지고 강조되었다.

예수의 신성에 대한 인정여부는 예수라는 한 인물에 대한 평가나 행보 뿐 만 아니라, 기독교와 이슬람을 아우르는 가장 중요한 컨셉에 영향을 준다. 최후의 심판이 그것이다. 기독교에 따르면 예수가 하느님의 아들로서,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음에 이름에 따라 인간의 원죄를 사했다 여긴다. 즉, 예수를 믿고 기독교인으로 살아가는 것 자체가 원죄를 용서받고 천국에 닿을 수 있는 방법이 된다. 반면 이슬람에서는 예수가 철저하게 인간이기 때문에, 그 스스로 인류를 대신하여 원죄에 대한 죗값을 대신 치를 수 없다. 따라서 모든 인간은 자신의 행동에 따른 잘잘못을 죽음 이 후에, 혹은 살아생전에 찾아 올 최후의 심판에서 판결 받아야만 한다. 기독교와 이슬람의 신자들은 이와 같은 교리에 영향을 받아 죽음에 대한 태도와 입장을 달리하기도 한다.

<반목을 거듭하고 있는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은 같은 뿌리를 두고 있다>

결국, 이슬람, 너의 이름은.

종교는 인간이 함께 모여 살고, 공동체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언제나 인류 옆에 공존하던 것이다. 역사, 지역, 환경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수많은 모습의 종교가 형성되었다. 때로는 사라지기도 하고 때로는 발전된 모습으로 변모하면서 현재에 이르렀다. 지구상의 수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는 유일신앙도 다양한 종교 중 하나로 시작하였다.

유일신앙의 뿌리는 가깝게는 조로아스터교부터 더 멀리는 수메르 문명에 이르기까지 유구한 역사를 갖고 있다고 한다. 유대교와 기독교, 이슬람은 오랜 시간 반목의 역사를 갖고 있기도 하지만, 비슷한 지역에서 유일하신 하느님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사상을 공유하며 지금까지 함께 해왔다. 꾸란 109장(신앙없는 자들의 장)을 보면 ‘너희들에게는 너희들의 종교가 있고, 내게는 나의 종교가 있다.’라는 내용이 나온다. 흔히 이슬람의 관용성이나, 포용성을 이야기 할 때 많이 인용되는 구절이다. 어떤 종교가 맞고 틀린지는 아무도 결론 지을 수 없을 것이다. 다만 나와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서로의 장점을 살피고 공존을 위한 노력을 시작해야하지 않을까? 앞으로 더욱 많은 무슬림이 한국 사회의 문을 두드리고 유입될 것이다. 나와 다른 문화, 다른 종교, 다른 역사를 갖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편견 없는 시각으로 바른 이해를 하는 것이 세계 속에서 우리가 공존하고 나아가기 위한 첫걸음일 것이다.

Yi SOO Jeong is a lecturer of Korea Army Academy at Yeongcheon, She has MA in Anthropology and PhD in Middle Eastern & African Studies from the Hankuk University of foreign Studies. She is specialized in Islamic studies and Islamic Art H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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