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를 찾아서, 이유아의 중동 오딧세이 (1): 중동과 자원매장량

20557919 - plant for the extraction of oil on the world map.

*편집인 주- [아랍인서울]에서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이유아 선임연구원님의  중동지역 에너지에 관한 글을 연재합니다. 매 월 중동의 석유, 가스, 재생에너지 등 에너지 관련 글이 올라올 예정이니 독자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중동이라는 단어와 함께 우리나라 사람들 머리속에는 오일머니(Oil Money)가 함께 떠오른다. 중동에는 자원이 얼마나 많길래 중동과 석유가 우리나라 사람들의 머리속에 거의 동급이 되었을까? 일반적으로 중동에는 많은 석유와 가스가 매장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중동에 실제로 얼만큼의 석유가 매장되어 있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 이는 적다. 중동 정치분쟁을 석유전쟁이라 말하는 사람들도 있는 만큼 중동의 자원 매장량과 국제시장에서의 위치에 대해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

우선 매장량을 살펴보자. 2017년 기준으로 중동에는 전 세계 석유의 절반에 가까운 47.8%가 매장되어 있다. 생각보다 낮은가? 조금 자세히 살펴보면 1997년에는 중동의 매장량 비중이 전세계   60%에 이르렀다. 중동의 석유 매장량 비중은 왜 감소했을까? 중동의 석유를 다 써서 고갈되어 가기 때문일까? 그 이유는 새로운 유전원이 계속해서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래 그림에서 전 세계에 확인된 매장량을 의미하는 원의 크기가 점점 커지고 있다. 1997년에는 전 세계 매장량이 1,162천만배럴이었지만 2017년에는 20년만에 약 45%가 증가해서 1,696천만배럴이 되었다. 2000년대 중반 새로운 유전 발견은 남미 지역에 집중됐다. 그 결과 남미 매장량 비중은 전 세계 8%에서 19.5%로 증가하였다. 상대적으로 새로운 유전 발견이 더딘 중동지역은 매장량이 감소하는 것으로 보였다.

세계 석유 매장량 (출처: BP Statistical Review of World Energy, June 2018)

그렇다면 중동은 얼만큼의 석유를 생산하고 있을까? 중동의 2017년 석유생산량은 하루 3,160만배럴로 전 세계 생산의 34%를 차지한다. 그 다음으로 석유생산이 많은 북미 대륙은 21.7%이다. 중동은 생산비중은 높은 반면 석유 소비 비중은 낮다. 중동의 석유 소비는 전세계의 2.5% 밖에 되지 않는다. 생산이 두 번째로 많은 북미는 석유 소비 비중이 24.0%로 생산을 많이 하는 만큼 소비도 많이 한다.

여기서 잠깐! 대륙이 아닌 국가 별로 세계에서 제일 석유를 많이 생산하는 나라는 어디일까? 바로 미국이다. 미국은 20세기 중반까지 가장 많은 원유를 생산했지만 1985년 이후 신규 유전 개발을 억제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셰일오일(Shale Oil) 붐이 일면서 최대 산유국이 되었다. 생산량 1위인 미국은 하루에 1,305만배럴, 2위와 3위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는 각각 하루에 1,195만배럴과 1,125만배럴을 생산하고 있다.

세계 석유 생산과 소비량 (출처: BP Statistical Review of World Energy, June 2018)

중동이 왜 세계 석유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지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생산은 많이 하는데 소비는 조금 밖에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나머지 석유는 어디로 가는 걸까? 바로 수출을 하는 것이다. 아래 표는 세계 석유 수출국의 비중이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만 세계 수출량의 12.2%를 공급하고, 나머지 중동까지 합치면 전 세계 석유수출의 35.4%를 차지한다. 또한 중동의 산유국들은 OPEC이라는 기구를 만들어서 마치 하나의 국가처럼 생산량을 조절한다. 세계 석유 시장의 절대적 영향력을 가진 대기업이라 할 수 있다. 세계 석유수출의 1/3을 공급하고 있는 중동에 오일머니가 유입되고, 석유가격이 OPEC의 감산발표나 중동 분쟁으로 불안해질 수 있는 것이다.

US 5540 8.2%
Canada 4201 6.2%
Mexico 1279 1.9%
S. & Cent. America 3993 5.9%
Europe 3281 4.9%
Russia 8611 12.7%
Other CIS 1974 2.9%
Saudi arabia 8238 12.2%
Middle east(ex. S. Arabia) 15680 23.2%
North Africa 2155 3.2%
West Africa 4470 6.6%
Asia Pacific (ex. Japan) 7641 11.3%
Rest of World 528 0.8%

<세계 주요 석유 수출국 및 비중, 일일 석유 수출량(1,000 배럴)을 기준으로 함>

세계 석유가격과 주요 이슈 (출처: BP Statistical Review of World Energy, June 2018)

석유 다음으로 세계 자원시장에서 중요한 것이 천연가스다. 중동에는 석유 뿐만 아니라 천연가스 매장량도 풍부하다. 2017년 기준으로 중동에는 전 세계 천연가스의 40.9%가 매장되어 있다. 앞에서 살펴본 석유와 세계 천연가스 매장량의 차이점은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먼저, 천연가스는 중동과 유사한 비중으로 CIS 국가도 풍부한 매장량을 가진다. 2017년 기준 CIS 비중은 30.6%이다. 석유는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매장되어 있던 반면 천연가스는 중동과 CIS 국가에 골고루 분포하고 있다. 또한 새로운 천연가스 매장량의 발견의 경우 특정 대륙에 치우친 것이 아니라 대륙별로 고르게 이루어졌다. 석유와 마찬가지로 전 세계 천연가스 유전 발견도 꾸준히 증가하여 1997년 128조입방미터에서 2017년 193.5조입방미터로 50% 증가하였다. 위 증가 추세에서 대륙 별 비중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세계 천연가스 매장량, *CIS 국가는 아제르바이젠, 카자흐스탄, 러시아, 투르크매니스탄, 우크라이나, 우즈베키스탄 (출처: BP Statistical Review of World Energy, June 2018)

중동의 천연가스 생산은 세계 천연가스 생산의 17.9%이다. 북미 대륙(25.9%), CIS 국가들(22.2%)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생산량이다. 소비 비중은 14.6%로 석유보다 생산-소비 비중의 차이가 적다.  그렇다면 왜 석유는 왜 소비량보다 많은 생산을 통해 수출을 했는데 천연가스에서는 그렇지 않은 것일까? 석유시장에서 큰 우위를 점했던 것처럼 천연가스 시장에서도 기구를 만들어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지 않을까? 대답은 그럴 수 없다. 정확히 말하자면 지금까지는 ‘그럴 수 없었다’라고 말할 수 있다.

국제적으로 천연가스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거래하는 PNG와 액화한 후 선박을 통해 거래하는 LNG로 구분된다. 기체상태의 가스를 파이프를 통해 운송하는 것이 가스로 액화한 후 선박으로 운송하는 것보다 훨씬 용이하기 때문에 세계 거래량에서 LNG가 차지 하는 비중은 31% 밖게 되지 않는다. PNG는 천연가스 주요생산국가인 CIS 국가에서 유럽에 파이프라인을 통해 공급하는 비중이 크다. 이는 중동의 LNG 천연가스를 필요로 하는 국가들은 주로 일본, 중국, 한국 등 일부 아시아 선진국가들에 한정됨을 의미한다. 반면 LNG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국가들은 호주나 아프리카 등 석유에 비해서 다양하다. 수요자는 한정되어 있는데 공급자가 많기 때문에 국제시장에서 위치가 석유에 비해 낮은 것이다. 하지만 중동국가 중 카타르는 전체 LNG 공급의 30%를 공급하여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세계 천연가스 거래량  (출처: FGE MENAgas service, IHS 자료 포함)

본 글에서는 중동이 자원부국으로 이미지를 가지게 된 것은 절대적인 매장량이 많은 것도 있지만 세계 원유시장에서 그 절대적 위치를 확보했기 때문임을 살펴봤다. 다음편에서는 OPEC 대표되는 중동 석유기구의 탄생과 석유가격에 영향에 대해서 논하려 한다.

(본 원고는 BP에서 출판한 BP Energy Statistics의 데이터를 저자의 견해로 해석한 자료입니다)

현재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서울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주요 연구분야는 세계 에너지 가격과 시장, 신재생에너지 기술 개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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