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ussian winter is coming, 중동 그리고 러시아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회담 중인 푸틴 러시아 대통령(출처 : 크렘린)

아프가니스탄, 레바논, 이라크, 시리아 그리고 예멘, 이국가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타국가들의 세력다툼에 의해 대리전(Proxy war)을 겪었다는 것이다. 탈냉전 이후 약 20년 간 중동은 미국의 영향권 아래 놓였다. 태평양 건너 머나먼 아메리카 대륙의 외교정책과 이해에 따라 중동정세가 결정됐다. 하지만 2019년 부터 태평양이 아닌 차가운 시베리아에서 온 겨울이 중동정세를 덮을 예정이다. 주인공은 러시아의 차르,  푸틴이다.

2015년부터 시리아 내전에 개입하기 시작한 러시아는 시리아를 중심으로 중동에서 영향력을 공고화 하고 있다. 2019년 중동정세 전망의 두 기둥 중 하나는 JCPOA(이란핵협상, Joint Comprehensive Plan of Action) 폐기 이후 이란, 그리고 다른 하나는 시리아 재건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아직 시리아 동북부 지역 터키 정부군과 미국의 지원을 받는 쿠르드반군민병대(YPG)사이의 대립, IS 세력의 잔존, 시리아 서북부 이들립(Idlib)지역 대치 등 시리아 내전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나 국제사회에서는 이미 암묵적으로 바샤르 아사드의 승리를 인정하고 있는 추세다.

러시아의 계산

 러시아는 시리아를 거점으로 탈냉전이후 잃어버렸던 패권국의 영광을 되찾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오바마 부터 트럼프 까지 미국은 지난 부시정권과 달리 중동문제에 대한 직접적 개입을 꺼렸다. 그 빈공간을 조금씩 조금씩 채운 것이 바로 러시아다. 러시아는 중국과 함께 이란 제재를 강력히 반대하며 이란과 우호관계를 다지고 있다. 시리아 내전 이전 부터 러시아는 시리아 타르투스(Tartus)항에 1971년 자국 해군기지를 구축했고 2015년에는 라타키아 동남부에 흐메이임(Khmeimim) 공군기지를 건설하여 향후 지중해 및 아프리카로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 또한 러시아는 거대한 무기 수출시장이자 국제석유가격 조정의 중요한 결정권자인 걸프 국가와도 관계를 발전시키고 있다. 그외 이집트, 이라크, 이스라엘을 포함, 테헤란에서 카이로까지 러시아는 자신만의 중동판 일대일로를 건설하고 있다.

[그림1] 시리아 내 러시아 군사기지 (출처: https://omouggos.wordpress.com)

미국의 중동정책은 이익(안보, 경제, 패권)과 명분이라는 두가지 동력으로  이어져왔다. 부시(George W. Bush)정부의 경우 테러와의 전쟁, 지정학적 패권 외에도 중동민주주의 확산을 골자로 하는 이데올로기적 명분인 ‘대중동구상(A Greater Middle East Initiative)’을 중동정책의 핵심으로 지정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미국과 비교했을 때 명분보다 철저히 이익에 따르는 것으로 보인다. 바로 지정학적, 안보, 경제적 이권이다.

카네기평화재단의 선임연구원 Dmitri Terein에 따르면 탈냉전 이후 러시아 중동정책의 핵심은 중동체재안정이다. 지리적으로 중동국가(터키, 이란, 이라크 등)와 인접한 러시아 인구의 약 12%는 무슬림이며 주로 코카서스 북부 체첸, 다게스탄이 대표적 무슬림지역이다. 또한 주변국가인 우즈베키스탄, 키르키즈스탄, 타지키스탄 및 아제르바이잔의 무슬림 이민자 및 이주노동자도 백만명 이상 거주하고 있다. 이미 1990년대 구소련 몰락이후 연방체제에서 체첸이슬람테러집단의 공격을 받았던 러시아는 급증하는 자국 내 무슬림인구의 극단이슬람주의 동화를 매우 경계하고 있다. 1989년 이후 통제불가의 아프가니스탄에서 자생한 알카에다와 같은 경우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러시아는 중동국가의 체제안정을 자국 중동정책의 1순위로 놓고있다.

중동, 러시아의 잠재 무기시장

하지만 인간은 안전이 보장되면 배고픔에 눈을 돌리는 법, 러시아를 중동에 이끄는 또다른 동력은 경제다. 러시아 경제의 두 축은 에너지와 무기수출로서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15년의 경우 러시아 무기수출의 36%는 중동국가였다.  알제리, 이라크, 이집트, 이란, 시리아는 냉전부터 러시아의 주요 무기구매 고객이였고 이제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새로운 국가들이 러시아 무기를 구입하고 있다. 러시아의 적극적 무기판매를 두고 오죽하면 시리아내전에 러시아가 개입한 이유가 신무기 실험이라는 말도 나올정도다. ‘파이낸셜타임즈(Financial Times)’ 에 따르면 러시아판 THAAD로 불리는 S-400의 경우 러시아는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이라크와 판매협상 중이며 터키정부와는 이미 무기판매계약을 성사시켰다. 미국의 안보우산아래 수십년간 막대한 돈을 미국무기구매에 쏟아부었던 사우디아라비아는 최근 러시아산 무기를 구입하고있다.

무기시장과 더불어 중동, 특히 걸프 산유국들은 러시아의 중요한 예비투자자다. 러시아는 걸프 산유국들의 막대한 자국 국부펀드를 러시아에 투자하기를 원한다. 에너지에 대한 의존성이 커 국제에너지가격 변동에 취약한 러시아 경제구조와 서방의 경제제재로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야 하는 러시아에게 엄청난 금액의 국부펀드를 운용하는 걸프 산유국은 최적의 잠재투자자다.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러시아 노력의 일환으로 지난 10월 말 개최된 사우디아라비아  ‘미래투자이니셔티브(FFI)’에 카쇼끄지 살해사건으로 서구유력 인사들이 대거 불참한 반면 푸틴은 대규모 사절단을 이끌고 참석했다.

Map of oil and gas pipelines from Russia (credit: U.S.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 
[그림2]러시아 가스관 (출처: U.S.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

 러시아산 천연가스는 현재 벨라루스, 우크라이나, 터키를 통해 유럽으로 수출되고 있다. 각 국가들과 분쟁시 가스관이 전략적 무기가 되고 수출이 차단될 수 있기에 러시아는 새로운 가스관 루트를 건설을 물색하고 있다. 현재 이라크 북부 쿠르드정부와 석유생산관련 투자 및 협력을 증대시키는 러시아는 이라크, 시리아를 통해 지중해로 가스관을 건설할 가능성도 있다. 또한 물자수송 및 유럽, 아프리카로 수출, 지중해에 주둔하는 미국 제6함대를 견제할 수 있는 이점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 외에도 러시아와 이스라엘은 첨단기술협력을 통한 교류를 계속 이어오고 있으며, 매년 홍해로 몰려오는 러시아 관광객은 이집트 경제의 주요 수입원이다. 카타르와 이란과는 세계 주요 천연가스 공급국으로 ‘천연가스 카르텔’을 형성, 터키와는 핵발전소와 천연가스관 협력 등, 중동 국가들과 러시아의 상호이권 및 이해는 거미줄 처럼 얽혀있다.

러시아는 중동패권의 왕좌를 차지할 수 있을까?

2019년 시리아재건과 함께 러시아의 부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것과 동시에 러시아의 능력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포린폴리시(The Foreign Policy)’에 따르면 다수의 러시아 전문가들은 시리아 내전 개입, 경제제재, 유가 하락 등으로 경제력이 쇠약해진 러시아가 중동패권을 움켜쥘 경제적 여력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또한 러시아 군대는 여전히 구소련 시절의 낡은 무기에서 신식무기로 교체되고 있는 과정 중이며 국제정세 상 우위에 있는 미국에게 마냥 반기를 들 수 없는 현실이다. 또한 향후 석유에너지 수요의 급감과 저유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냉전의 패권을 되찾기에는 무리수가 따른다.

 하지만 러시아는 아직도 건재하다. 2014년 크리미아(Crimea)반도 강제합병으로 국제사회 제재를 받았으나 큰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제재에 앞장섰던 유럽 주요국가들 또한 경제이권 및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강도높은 제재에 주저하고 있다. 독일은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천연가스관 ‘노드 스트림2(Nord Stream2)’을 건설하고 있고, 프랑스는 러시아 북극해 천연가스 사업 수주, 영국의 에너지회사 BP(British Petroleum)의 러시아 에너지회사인 로즈네프(Rosneft)의 지분을 19.75% 보유하고 있다. 러시아가 시리아 내전 개입 및 저유가, 제재로 쇠약해졌다고 하나 여전히 러시아는 에너지라는 무기를 가지고 있다. 유럽과 적당한 경제이권을 나누고 미국이 중동에 소홀한 틈을 타 러시아는 시리아를 거점으로 이란과 사우디 사이에서 자국의 이해를 저울질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의 겨울이 중동에 새로운 봄을 부르는 영양가 있는 겨울이 될지, 새로운 분쟁이 싹이 될 것인지, 경제 이권과 실리, 적당한 지정학적 패권을 중동에서 얻으려는 푸틴의 귀추가 주목된다.

Ahrum YOO is Arab in Seoul’s editor-in-chief. She has a MA in Politics and took a PhD course with reference to Middle East Politics from the School of Oriental and African Studies in London. She is specialised in Syrian, Iraqi and Lebanese affairs. Her academic interests are sectarianism, the role of political ideology and identity in contentious 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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