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의 탄생과 석유 가격의 영향

지난 원고에서는 중동이 자원부국으로 이미지를 가지게 된 것은 절대적인 매장량이 많은 것도 있지만 세계 원유시장에서 그 절대적 위치를 확보 때문임을 알아보았다. 본 고에서는 중동 석유의 힘으로 대표되는 OPEC의 탄생과 석유 가격에 미친 영향에 대해 정리해 보고자 한다.

OPEC 이란?

OPEC은 The Organization of the Petroleum Exporting Countries (OPEC)의 줄임말로 석유수출국기구이다. 1960년대 9월 이란, 이라크,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및 베네수엘라의 중동을 중심으로 한 주요 석유 생산국들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회원국간의 석유정책 조정과 상호 이익을 확보하면서 전세계 석유시장의 안정을 유지하고자 하는 것이다. 현재는 아프리카, 남미의 주요 석유수출국들이 포함되여 총 15개 국가가 가입되어 있다. 15개 국가의 석유 매장량은 전 세계 매장량의 71.8%, 석유 생산량의 42.6%를 점유하여 생산량을 조절함으로써 국제석유가격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OPEC은 매년 2번의 정기 회의와 비정기적 특별 회의에서 석유 가격과 생산량 쿼터를 결정하고 이를 발표하여 국제석유가격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OPEC의 감산 혹은 증산은 OPEC 총회를 통해 15개 회원국들의 조율을 거쳐 발표한다.

*OPEC 회원국: 알제리, 앙골라, 콩고, 에콰도르, 적도기니, 가봉, 이란, 이라크, 쿠웨이트, 리비아, 나이지리아, 카타르, 사우디 아라비아. UAE, 베네수엘라(그림 출처: 위키피디아)

OPEC의 탄생

OPEC 설립 이전 석유가격은 7자매 라고 불리우는 거대 석유기업들의 담합에 의해 결정되고 있었다. 현재 BP, Chevron, ExxonMobil 등 아직까지 석유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기업의 전신이었던 그들은 원유의 생산, 수송, 정제, 판매에 이르는 수직적 통합을 통해 시장 지배체제를 구축하여 다른 경쟁자들이 시장에 참여 할 수가 없었다. 1차 오일쇼크 이전까지는 메이저와 산유국간의 장기계약에 의해 대부분의 원유가 공급되어 왔었기 때문에 원유가격이나 제품가격의 변동은 주로 인플레율을 반영하는 수준이었으며, 5% 정도도 되지 않는 원유가 현물시장에서 거래될 뿐이었다.

하지만 1960년대 이후 석유 수요의 폭발적 증가에 산유국들은 힘입어 등장한 중동의 수출국들은천연자원에 대한 영구 주권을 행사하기 위한 권리를 강조하며 OPEC을 설립했다. 자국의 이익을 보호해야할 필요성을 느끼고 국영 소유의 NOC(National Oil Companies)를 설립하였다. NOC를 통해 고용, 인프라, 파급효과 등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고자 한 것이다. 1965년 5개 회원국이었던 기구는 1969년 10개로, 1976년에는 13개로, 현재는 15개로 증가하였다. 즉 미국, 영국을 중심으로 한 석유 메이저들의 석유 시장지배로부터 자국의 천연자원에 대한 주권을 찾고 시장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해 중동을 중심으로 석유 수출국 들이 모이게 된 것이다.

OPEC의 시장 지배력 증가

1970년대에 발생한 두 차례의 오일쇼크는 국제 원유시장에 고유가 현상을 초래하였고, 메이저기업에서 OPEC으로 석유 시장의 중심이 이동하는 계기가 된다. OPEC은 회원국들이 자국의 석유 산업을 관리하고 세계 시장에서 원유 가격 정책에 대한 주요 발언권을 확보함에 따라 10년 동안 국제적인 영향력을 증가하는 계기가 되었다. 제 1차 오일쇼크 이후에 원유의 공급 및 가격 통제는 메이저의 손에서 산유 국정부의 손으로 넘어갔고, 1978~1979년의 이란혁명을 통해 이 체제가 더욱 강 화되었다. 1973년 일어난 제 1차 오일쇼크 당시 제4차 중동전쟁을 계기로 아랍산유국 들이 친이스라엘 국가에 대한 석유 수출을 금지했고, 이로 인하여 국제원유가 격이 3USD/Barrel에서 11.65USD/Barrel로 약 4배 가까이 폭등하였다. 1979년의 제 2차 Oil Shock은 이란의 회교혁명으로 인한 이란의 원유수출 중단사태와 이란, 이라크전쟁으로 국제원유가격이 12.8USD/Barrel에서 42.8USD/Barrel로 폭등했다. 이를 통하여 석유의 소유권을 바탕으로 한 OPEC이 국제석유시장의 주도자로 등장하게 되었다.

OPEC의 시장 지배력의 변화

1980년대에는 OPEC 뿐만 아니라 종전에는 등한시되었던 러시아, 영국, 노르웨이 등과 같은 Non-OPEC 지역도 석유 개발에 참여함에 따라 여유생산 능력이 충분해 졌다. OPEC은 석유 가격이 하락할 경우 생산량을 동결 혹은 감산하여 가격하락을 막아왔다. 하지만 비OPEC 국가들은 개별적으로 결정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공급량의 증가를 조절할 수가 없게 되었다. 상대적으로 OPEC의 시장지배력이 약해진 것이다. 반면 2000년대 이후에는 중동불안이 지속되고 사우디아랑코 등 국영석유회사들의 자원통제가 심화되었다. 유가가 급등하는 고유가 시대가 석유가격은 OPEC의 발표에 의해 크게 변화하는 경향을 나타낸다. 다시 시장이 판매자 중심으로 전환되어 OPEC의 시장 지배력이 강화된 것이다.

지금 석유시장의 영향력?

2010년 이후 유가가 급등함에 따라 비OPEC 산유국들의 원유 생산이 급등하고, 셰일오일, 셰일가스 등의 개발이 경제적 타당성을 확보함에 따라 OPEC이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감소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대규모의 원유매장량, 저렴한 생산비에 기반한 원유 생산확대역량을 통해 OPEC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글로벌 석유수요에 대한 공급에 있어서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OPEC 총회에서 결정되는 원유 생산한도 발표 중 감산 발표를 지정학적 리스크, 테러 공격 등과 더불어 주요 석유공급위기의 원인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OPEC은 2011년 제160차 OPEC 총회에서의 증산 발표 이후, 2014년 11월까지 6회 연속 생산 목표 유지 정책을 발표하여 원유가격 급락의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OPEC이 생산쿼터 유지를 연속 발표하며 북미지역에서 개발, 생산되는 비재래원유의 채산성에 영향을 미치고 원유시장 주도권을 유지하고자 하는 것이다. 실제 최근 몇 년간 지속된 저유가로 미국의 세일오일과 셰일가스 생산이 감소하였다.

OPEC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레이트, 이란 등 중동의 주요 국가를 중심으로 석유생산량의 조정을 통해 석유 시장가격에 큰 영향을 미쳐왔다. OPEC의 시장 지배력은 국내외 정치적 상황과 석유 시장의 참여자들에 따라 때로는 증가하기도 하고, 때로는 감소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OPEC지역에 분포된 확인매장량은 전세계 매장량의 71.8%이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이라크, 쿠웨이트, UAE 등 중동의 Big5의 매장량은 OPEC 전체 매장량의 60%에 이르며 OPEC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반면 세계 석유소비의 약 44%를 차지하는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한국 등 5개 국가의 매장량은 세계 총 매장량의 약 10.7%에 불과하다. 석유가 없는 곳에서 더 소비되고 있으며, 중동을 중심으로 한 OPEC에 의한 석유 시장지배력은 피할 수 없는 현실임을 시사한다.

현재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서울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주요 연구분야는 세계 에너지 가격과 시장, 신재생에너지 기술 개발입니다.

댓글 남기기

*

%d 블로거가 이것을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