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빼로가 쏘아올린 한류: 중동의 과자 이야기

오늘은 과자 이야기를 좀 할까 합니다. 과자라고요? 맞습니다. 여러분들 아는 그 과자입니다. 한국을 예로 들어봅시다. 여러분들은 과자 같은 군것질거리를 살 때 어디서 사시나요? 한국은 대부분 집 주변 편의점이나 아파트 단지 근처 슈퍼마켓이나 대형 마트에서 삽니다. 그럼 중동은 어떨까요?

한국의 편의점, 동네 상점, 대형 상점을 제과전문용어로 신식유통채널, 영문으로는 Modern Trade(M/T) 시장이라고 합니다. 그럼 혹시 과거에 동네에 작은 가게가 생각나시나요? 부모님들 세대는 점방이라고도 불렀지요. 그리고 시장에가면 과자를 팔았습니다. 지금도 팔고 있지요. 남대문 시장가면 큰 비닐봉지에 사탕을 담아서 파는 걸 본 적이 있을 겁니다. 이런 시장을 전문용어로 재래유통채널, 혹은 Traditional Trade(T/T) 시장이라고 합니다. 한국은 M/T 비중이 거의 100%에 가깝습니다. 대부분 소비자가 편의점이나 슈퍼에서 과자를 구매, 소비한다는 뜻입니다.

 

Night view with neon light of shopping malls in the Olaya District, near the King tower in Riyadh, Saudi Arabia [zz3701] ⓒ 123RF.com
그럼 중동시장은 어떨까요? 사우디를 예로 들어 볼게요. 사우디는 통상 M/T 시장을 60% T/T 시장을 40% 정도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사우디는 도매시장에 가면 온 가족이 큰 대형밴을 타고와 과자를 잔뜩 사서 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직 사우디는 대가족인 경우가 많지요. 근대화된 현재에도 다산이 가족의 풍요를 상징하고, 일부다처의 습성이 남아 있어서입니다. 그리고 대다수의 사우디 가족이 노인들을 부양하며 살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사우디는 대형 몰(Mall)이 곳곳에 있기도 하지만, 주택가 내에 소형가게가 곳곳에 아주 많습니다. 소형가게(아랍어로 ‘바깔라’라고 합니다) 점주들은 그럼 물건을 어디서 구매할까요? 점주들도 도매시장에 가서, 물품을 대량으로 구매해와서 본인 가게에 진열하고 팝니다. 그럼 지방에 작은 소매점들은 물건을 어떻게 구매할까요? 그런 지방의 작은 가게에 일일이 다니면서 물건을 공급하는 중간 유통상이 있습니다. 통상 자기 밴을 이용해서 도매상에서 물건을 대량으로 구매한 후에 지방을 다니면서, 소형 점포에 납품 하죠.

빼빼로를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한국에서 빼빼로가 편의점 가면 1,500원입니다. 사우디에서는 얼마일까요? 3.5리얄입니다. $0.93/환율 1,100원 감안하면 약 천원입니다. 한국보다 싸지요? 왜 일까요? 한국은 사실 빼빼로와 상대할 제품이 거의 없습니다. 비슷한 제품도 있긴 하지만, 브랜드에서 밀리지요. 거의 빼빼로는 롯데만 판매합니다. 그런데 사우디는 다르지요. 사우디는 국제 브랜드의 전투장입니다. 사우디 현지 생산도 하지요. 네슬레라고 많이 들어보셨죠? 가정용품의 글로벌 브랜드입니다. 초코렛도 아주 잘 만듭니다. 사우디는 그런 브랜드의 각축장입니다. 사우디 내에서 생산하니까 만드는데 비용이 많이 들지 않고, 슈퍼에 납품하는데 비용이 아주 작게 듭니다. 국내생산 브랜드와 경쟁하려면 가격이 중요하죠. 하다못해 비슷해야 합니다. 그래서 한국보다 저렴합니다.

 

[Abodi009] ⓒ wikimedia.org
그런데 잘 팔리냐고요? 생각보다 많이 팔립니다. 사우디 대형 슈퍼중에 ‘HYPER PANDA’ 라는 체인점이 있습니다. 한국으로 치면 ‘E-MART’ 같은 곳입니다. 리야드나 젯다 등, 큰 도시 내 수십개의 점포가 있습니다. 이런 점포에 가면, 큰 매장 진열대에 빼빼로가 가득 차 있습니다. 사진을 한 번 봐주세요. 많이 진열되어 있죠? 소비자들도 좋아합니다. 이런 비슷한 종류의 제품이 몇 있긴 하지만, 질은 따라 올 순 없습니다. 터키의 몇 브랜드는 아예 대놓고 따라서 비슷한 걸 만들기도 합니다. 여러분들 잘 아는 초코파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만나고 접하는 한국 과자도 중동에서 종종 만나볼 수 있습니다. 중동 현지 대형 슈퍼에서 한국 과자를 만나는 기쁨, 어떠세요? 여행 가시면 한 번 주의 깊게 봐보세요. 생각보다 한국 과자가 중동에 많습니다. 과자 뿐인가요? 중동에 한류붐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젊은 세대들은 페이스북이나 유트브로 전 세계 모든 문화를 소화합니다. BTS, 장난 아닙니다. 한국 드라마 익숙하게 보고 있습니다. 리야드 한국슈퍼에 가면 현지 학생들이 와서 라면을 많이 사갑니다. 왜냐구요? 드라마에서 라면 먹는 장면이 많이 나와서 입니다. 따라 하고 싶은겁니다. 사우디는 여학생이 혼자 쇼핑하기 힘듭니다. 아빠나 할아버지 아니면 오빠가 대동해야 가능하죠. 그래서 한국 슈퍼에 가면 딸들과 함께 쇼핑온 사우디 아빠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아빠는 의아하죠. 생판 듣도 보지도 못한 한국 식품을 잔뜩 사려는 어린 딸들을 지켜볼 수 밖에 없으니까요.

한국 가수뿐만 아니라 다양한 한국 식품, 과자도 한국을 알리는 일등 공신입니다. 한국을 알리고 이미지를 좋게 하는 데 일조 하는 거죠. 그런 곳곳에 많은 분이 수고를 하고 계십니다. 단순히 제품 하나를 파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가 이미지를 파는 것이죠. 머 핸드폰이나 가전, 차 이런 거는 더 말할 것도 없지요. 어떠신가요? 조금 자부심이 들지 않으신가요? 중동 가시면 까르푸 한 번 들러보세요. 그리고 한국 과자를 한 번 찾아보는 재미를 누려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두바이에서, 바레인에서, 사우디에서 빼빼로를 사 먹어보는 즐거움. 나름 괜찮지 않을까요? 한국 과자, 더 이상 한국만의 과자가 아닙니다.

학부 때, 사우디 교환학생으로 갔다가, 사우디 친구가 즉석에서 지어준 아랍 이름 “Sultan” 을 아직까지 사용하고 있다. 한국사람들은 술에 머 탄 거 아니냐고 하기도 한다. 나름 중동(이란 포함) 껌 파는데 가면 알아주는 이들이 많다. L 제과에서 15년 넘게 중동지역에 과자들을 수출 해왔다. 두바이에 4년 넘게 거주도 했다. 테러와 폭력, 금식 등으로만 알려진 중동에 대해 나름 다양한 해석과 올바른 FACT를 전달하려 노력하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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