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는 ‘꽌시’, 그러면 중동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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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시장에서 필자가 직접 겪은 일이다. 현지 슈퍼에 이미 팔리는 제품이 소비자가 직접 클레임을 친 것이다. 자신의 SNS계정에 제품의 품질을 걸고 넘어졌다. 우연찮게 그 내용을 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단순 소비자의 클레임이라 생각하다가, 고민이 깊어졌다.

“초코파이에 곰팡이가 핀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초코파이는 수분이 생명이다. 수분 조절 양에따라 폭신하고, 씹는 맛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내수용과 수출용 모두 수분 조절이 생명이다. 너무 수분이 적으면 퍼석하게 되고, 너무 많으면 오랜 유통 기간 때문에 곰팡이가 쉽게 침투한다. 그런데 한번도 이런 문제가 일어난 적이 없었다. 제과 회사는 품질관리가 생명이기 때문이다.

우선은 단순 몇 제품의 문제인지, 같은 시간대에 생산된 제품 전체가 문제인지 파악해야 했다. 공장과 본사에 긴급으로 연락을 하고 생산일자 당일 치 제품을 검수한 결과, 아주 소량의 제품이 창고에서 문제가 생긴 걸로 파악이 되었다. 그러나 그건 우리의 입장일뿐 현지 소비자 의견에 따라 전수 조사나 제품 리콜이 들어온다면 그야말로 큰 문제였다.

현지 유통사와 회의에 들어갔다. 현지 식약처는 깐깐하기로 이루 말할 수 없는 곳이였다. 유통사 사장은 직접 가서 담판을 짓자고 하였다. 담당자에게 이실직고하고, 품질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설명하자는 것이다. 달리 방법이 없었다. 아직 시장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니었지만,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는 부분을 막아야 했다. 문제된 제품 사진과 소비자 클레임 내용을 체크하고, 동 시간대 생산된 문제 없는 다른 샘플을 준비했다.

와이셔츠와 양복을 꺼내 입었다. 4월이라 해도 거의 낮에는 30도가 육박한다. 땀이 줄줄 흘렀다. 최대한 정중하게 보이고 싶어 회사 배지도 달았다. 현지 주재원은 회사의 대표와 같다. 유통사 사장은 담당자를 위한 작은 선물도 준비했다. 중동의 관습 같은 것이란다.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방법 중에 하나는 담당자에게 잘 보이는 것이라니, 한국과 다르지 않았다.

식약처를 방문, 담당자 사무실 밖에서 대기했다. 역시나 쉽사리 만나주지 않았다. 무슨 일인지 들으려고 하지도 않았다. 한 참 있다가 들어와도 좋다는 허락이 났고, 유통사 사장이 먼저 담당자 사무실로 들어갔다. 한 참을 기다리자, 나보고 들어오라 했다. 긴장감이 몰려오는 가운데 사무실로 들어가 공손히 인사하고 명함을 내밀었다. 그리고 문제가 된 제품을 이야기 하기 전에회사 제품 중 현지에서 잘 팔리는 제품을 선물이라고 담당자에게 주었다. 내내 험상궂은(?)인상을 쓰던 담당자는 선물한 제품을 보고 활짝 웃었다. 자기 아이들이 주말마다 까르푸에가서 사먹는 제품이라는 것이다.

제품을 이미 알고 있는 담당자라 그 다음부터 말이 쉽게 풀렸다. 상황을 설명 후 추가 문제가 발생할 시  수거 및 보상하겠다는 내용을 설명했다.

가만히 이야기를 듣던 담당자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를 했다.

“한국에서 아주 큰 회사로 알고 있고, 우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제품인데 품질에 문제가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인데도 직접 와서 설명해줘서 고맙다. 정부에 내용을 미리 전달 해서 향후 문제가 되면 문제된 제품만 폐기하고 보상해주는 걸로 처리하겠다.”

모든 문제가 한꺼번에 해결되었다. 아주 작은 성의와 미리 조치한 덕에, 큰 문제를 막을 수 있었다. 방치했다가 정부에서 클레임을 발견했다면 브랜드 자체가 수입 금지 당할 수 있었던 상황이였다. 우리 브랜드에 익숙한 담당자와 간결한 설명, 직접 얼굴을 보고 소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필요한 일인지 새삼 깨달은 사건이었다.

그 이후로 어떻게 되었냐고? 아직 까지 아주 잘 팔리고 있다. 중국에만 꽌씨가 있는게 아니다. 솔직함과 선제대응은 언제나 좋은 관계를 만들 수 있다. 세상은 모두 사람들이 만들어 간다. 그 관계 설정은 우리가 하는 것이다.

학부 때, 사우디 교환학생으로 갔다가, 사우디 친구가 즉석에서 지어준 아랍 이름 “Sultan” 을 아직까지 사용하고 있다. 한국사람들은 술에 머 탄 거 아니냐고 하기도 한다. 나름 중동(이란 포함) 껌 파는데 가면 알아주는 이들이 많다. L 제과에서 15년 넘게 중동지역에 과자들을 수출 해왔다. 두바이에 4년 넘게 거주도 했다. 테러와 폭력, 금식 등으로만 알려진 중동에 대해 나름 다양한 해석과 올바른 FACT를 전달하려 노력하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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